바닷가에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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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상살이/2010 세상살이

사막이 던져주는 생각들...

sealover 2010. 3. 24. 20:07
중동까지 왔으니... 사막을 다녀왔다.

며칠을 가야하는 막막한 사막이 아니라 카타르 지도를 보면 쉽게 알수 있지만 (위키를 보세요. http://en.wikipedia.org/wiki/Geography_of_Qatar)이 나라가 그다지 넓지는 않다. 바닷가에서 조금 들어간 곳에 위치한 차타고 30분만 가면 되는 사막이다. 하지만 내가 바다에서 늘 하는 이야긴데 배 타고 30분 정도만 나가면 육지가 안 보인다. 육지만 안 보이면 망망대해나 근해나 심리적으로는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사막도 마찬가지다. 30분만 들어가니 모래 밖에 없다. 

아, 이게 사막이구나 하는 느낌이 한껏 밀려든다. 모래가 참으로 곱다. 옆에서 탄성이 나오길래 머리를 돌려보니 도마뱀이 한마리 뛰어 간다. 도마뱀을 담지는 못했지만 발자국은 담아 왔다. ㅋ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 있으니 이런 곳에서 살아가면 사람이 어떻게 변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막에서 생존을 하려면 에너지를 쓰면서 뭔가를 할려고 애쓰는 것 보다는 가만히 있으면서 에너지를 절약하다가 필요할 때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곳 사람들이 부지런히 뭔가를 할려고 애쓰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풍부해서 느릿한 사람들과 느릿함이 생존의 필수조건이어서 느릿한 사람은 당연히 다르지 않을까? 

물론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으니 변해야 한다고 이야기 할런지도 모르지만 이들이 극도의 결핍에서 벗어난게 인간의 수명으로 봤을 때 채 2세대도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의 이들 생체 에너지 절약 정신(?) 때문에 밤에 너무도 할 일이 없다. 술을 안 마시는것 까지는 이해한다지만 탁구, 당구, 볼링, 테니스등 몸을 움직여서 놀이를 하는 시설이 절망적으로 없다. 물어 보니 볼링장이 있기는 한데 필리핀 사람들이 장악 (?)하고 있어서 가기에 꺼려지는 곳이라고 한다. 

그러고 나서 도시를 돌아보니 이 도시가 깔끔하고 아름다우려면 너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있는 동안 딱 하루, 모래 바람은 아니고 그냥 바람이 좀 많이 분 날이 있었는데 그 다음날 호텔에서는 난간과 모든 평면에서 모래를 쓸어 내느라 분주하다.   

해변을 따라서 잘 조성된 잔디 공원을 보면서 매일 새벽 5시부터 잔디에 물 (담수화 공장에서 해수를 담수로 만든 비싼 수돗물이다)을 주는 것을 떠올리니 해변 공원이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석유가 만든 막대한 돈과 에너지로 유지되는 인공의 도시.

누가 우리나라를 물 부족국가라 했는가?

사막을 다녀 오니 아직도 우리는 "돈을 물 쓰듯 한다"는 속담이 유효한 나라에 살고 있다.

행복하다. 

모래가 아닌 돌과 흙으로 된 사막에서 찍은 풀 한포기도 감상하시길... 
식물학자의 설명에 의하면 식물이 물을 간직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잎이 통통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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