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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자!

[독후감] 뇌, 생각의 출현 (2008)

sealover 2010. 6. 6. 20:19
책 표지에 있는 저자 소개에 주눅이 들고 말았다.
저자는 전자공학을 전공하여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우리나라 최고의 생산성을 자랑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http://www.etri.re.kr/)의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사실 이 정도는 우리나라 연구소 어디에나 있는 다소 평범한 소개에 속한다. 

그 다음이 다소 황당하다. 고교 시절부터 학습하는 자세로 책을 읽어서 3천권 이상의 독서를 하고 뇌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지금도 학습독서공동체 백북스 (http://www.100books.com/)의 대표로 있다고 한다 (이 글을 쓰면서 웹페이지에 접속을 해 보니 접속 불가이다. ???). 

그리하여 뇌에 대해서 다수의 강연을 하였고, 강연을 모아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나도 책 읽기를 좋아 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고 넓게 읽는 것이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이 분 약력을 보면 전투 하듯이 책을 보시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ㅋ

진화와 우주에 관한 책을 보고 나면 겸손해 진다.

지구 46억년의 나이에 대한 이야기인 생물의 진화와 우주 생성과 팽창에 대한 137억년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광대한 시간에 대한 상상만으로는 부족하다. 

핵산의 이중나선으로 이루어진 DNA와 우주의 기본입자인 쿼크에서부터 전 우주에 이르는 공간을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책을 보면서 이런 상상을 몇번하고 나면 정말 "왜 사나?", "난 뭐야?"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근데 이 책은 끊임없이 이런 상상을 하게 만든다. 참으로 사람을 무척이나 겸손하게 만드는 책이다. 

책에 모든 답이 있다.

이 책은 우주의 기원과 그 생성 과정을 이야기 하면서 어떻게 우리 은하, 태양계, 지구가 생겨났으며, 지구에서 자기 복제자가 나타나고 진화하면서 효율적인 운동을 위해서 나타난 기관인 뇌가 의식을 만드는가를 이야기 한다.

뇌의 구조 , 감각입력과 처리, 그에 따른 운동 출력을 설명하면서 독자들에게 뇌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자 한다.

하지만 친절한 책은 아니다. 저자가 꾸준하게 독서하면서 질문을 가슴에 품고 해결하면서 살아온 터라 궁금하면 읽어보라는 독서 목록은 참 잘 정리가 되어있지만 어려운 개념이나 용어에 대한 친절한 설명은 거의 없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일반 독자들을 이해 시키겠다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쓴 책도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저자의 자세가 저런데 무엇을 기대하랴? 

아마도 자연과학 특히 생물 쪽에 지식이 없다면 참 읽기 곤혹스러울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을 추천은 하지만 쉽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이야기 해주고 싶다.   

그리고 강의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보니 중복도 많고 장황한 경우도 많다. 

하지만, 뇌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생물 진화에서 합리적인 운동처리와 생존학습을 위해서 만들어진 중앙처리 시스템인 뇌. 책을 보면서 가장 와 닿는 말은 이나스의 "의식은 진화적으로 내면화된 움직임"이라는 말이다. 

효울적 생존기계의 운용을 위한 시스템이란 관점에서 뇌를 보는것이 타당하며 동료와의 관계가 중요한 인간사회이다 보니까 운동 출력, 즉, 행동에 앞서 머리를 많이 굴릴 수 밖에 없고 의식은 이렇게 나타났다...라고 난 이해가 된다.   

그리고 살면서 뇌의 5%만 쓴다는 이야기에 대해서 나머지는 뭐하지?라고 늘 생각해왔는데 의식화 되지 않은 운동 예를 들면 밥 묵고 나서 밥통 근육 운동시키기, 걸으면서 넘어지지 않도록 수천개의 근육 컨트롤하기 등을 한다는 사실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이걸 이해하고 나니까 고래류의 뇌에 대해서 갑자기 궁금해졌다. 큰 머리가 청각신호의 시각신호 변환에 할애 되고 있겠지만... 책이 있을라나???
   
그 외에 정보량이 임계점을 넘어야 창의성이 생긴다는 이야기는 나도 평소에 아이에게 입력이 있어야 출력이 있다는 이야기로 해왔던 말인데, 여튼 독서 많이 하면 남 앞에서 할 이야기는 많아집니다.

그래도 나는 편안하게 책을 보련다...

아무래도 학습하는 자세로 책을 보면 너무 머리가 아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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