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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전쟁 유전자 (Sex and war, 2008/2011)

sealover 2012. 4. 6. 18:39

저자는 2차 대전 말기에 어린 시절을 보내며 전쟁을 바로 옆에서 느끼며 자랐고, 산부인과 전공의가 된 후에 가족계획, 특히 전쟁 중 성적 피해를 입은 여성들을 돕는 활동을 많이 했으며, 현재는 UC 버클리 가족계획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전쟁은 끔찍한데, 진화론적으로 봤을 때 전쟁의 가장 핵심적 요인 중 하나인 젊은 남성의 공격 성향은 번식에 이점을 안겨주었기 때문에 강하게 유전이 되었으며, 원숭이부터 시작해서 인류가 치르는 전쟁, 테러까지 다양한 예를 들면서 앞서 말한 내용에 대한 설명을 참 잘 해주신다. 좀 길게도 느껴 진다. 그 예들을 통해서 전쟁의 참상을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저자는 (과거야 어찌되었든) 현재는 그러한 전쟁 성향의 발휘로 인해서 얻는 이점이 없으니, 유전자로 세팅된 명령어를 벗어나서 인간 의지로 사고/행동하며 정쟁 없이 잘 살아보자고 이야기한다. 잘 사는 법은 477쪽에 "평화를 실현시키는 방법"이란 표로 구체적으로 잘 요약이 되어 있다. 1번이 "여성에게 교육과 다양한 기회를 통해 권한을 부여한다."이다.

전쟁의 끔찍함에 대한 자료와 더불어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전쟁 성향이 가장 많이 발현되는 젊은 남성의 과도한 에너지를 조절하는 방법인데, 경제적으로 안정되거나 발전하는 사회에서는 당연히 에너지가 그 쪽으로 분출되어 긍정적으로 사용되겠지만, 아니라면 여성의 권한을 확대하고 전체 인구 집단에서 과도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젊은이들의 비율을 낮추는 것이 유용하다. 129쪽에 설명하는 노인 인구와 여자는 핵 발전소의 흑연봉이고 젊은 남자는 폭발하는 우라늄이라는 표현은 저절로 웃음이 나올 정도로 절묘하다.

그리고 전쟁 방지의 한가지 방안으로 내집단의 확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과연 인류가 인지하는 내집단을 지구 전체로 확대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이 행성의 풀 한포기까지 아끼는 그런 생활을 해야하는데... 거의 불가능 할 듯하다. 내집단의 확대는 상당부분 두뇌용량/사고능력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인지 범위 이내로 내집단이 한정되지 않을까 추측한다. 따라서 지구 한 개 정도를 내집단으로 챙길려면 머리(인지 능력)가 지금의 4배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나찌 독일이 1933년에 동물복지법을 만들었다는 언급이 있어서 위키피디아를 찾아서 읽어봤더니 (http://en.wikipedia.org/wiki/Animal_rights), 참 끔찍합니다. 실험동물 복지를 챙기면서 유대인은 쥐와 동격으로 뒀다니....

여튼, 직접적으로 쓰지는 않았지만, 전쟁을 없애고 잘 살려면 그 무엇보다 가족 계획이 중요하다고 이 분께서 이야기 하십니다. 제 생각에 여성인권 운동가인 부인과 공동 저술을 하다 보니 여권 신장 쪽으로 좀 우아하게 표현하셨는데, 답은 /가/족/계/획/, 보다 직접적으로 "둘만(또는 경제 형편에 맞추어) 낳아 잘 기르자"입니다.

끝으로 덧붙이면 173쪽에 보노보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보노보처럼 살면 정말 재밌을 듯... 예전 글, "보노보 (Bonobo : The Forgotten Ape, 1997)"를 참고하세요. 

다들 행복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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