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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Whales)

제돌이를 풀어주면서 해보는 생각들

sealover 2012. 4. 18. 19:15

제돌이를 풀어준다고 한 뒤로 평소에 해보지 않던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제돌이만 놓고 보면 불법 포획인데다가 제주도에 살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개체수가 많지 않아서 성공적으로 방류하면 참 의미있는 일이다.


게다가 이 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돌고래와 환경보호에 대해서 새로이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어서 사회적으로 의미가 크다. 


이렇게 고래를 풀어주고 보호하고 지구를 살리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는데, 왜 다른 종들은 안 풀어줄까?

 

기본적으로 사람과의 관계, 이해 관계다. 개와 사자를 생각해보면, 이 둘은 풀어 주자는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개는 철저하게 사람이 관리하는 상태를 정상으로 생각하고, 사자는 위험성 때문이다. 돌고래는 어디에 있든 무관하니 풀어주자는 이야기가 쉽다.    


하나를 더하면 돌고래가 우산종(Umbrella species)이라는 사실이다. 지금 제돌이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을지는 몰라도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우산종은 flagship species, keystone species와 의미는 같은데 '기함'이 코끼리, 코뿔소 등에 대해서 주로 쓰던 오래된 말이고, '핵심'이 부엉이 등을 대상으로 한 그 다음 유행했던 말인데 '우산'이 요즘 많이 쓰이는 말이다. 


요즘 해양에서 환경 보호의 대세는 MPA (Marine Protected Areas)이고 이와 관련해서 회유범위가 넓고 상징적인 '우산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게 되면 넓은 생태계와 더불어 우수리들도 저절로 보호된다는 그런 의미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고래 보호를 이야기 할 때, 고래가 다른 종에 비해서 절대적 중요성을 가진다는 개념보다는 생태계 전체를 대상으로 보존을 생각해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고래는 우산종으로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서서 전체 생태계 보존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논의의 방향이 수족관에 있는 모든 동물을 풀어주자는 방향으로 간다면 과연 그건 좋은 일일까? 

 

나는 야생의 돌고래를 이미 많이 본 사람에 속하지만 전시 시설을 모두 없앤다면 보통 사람들은 바다에 나가서 보는 방법밖엔 없다. 고래 관광을 해야 한다는 말인데...

 

고래 관광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세가지 정도가 있다. 굳이 찾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고래가 보여서 관광을 하는 귀신고래 같은 경우와, 배를 타고 나가는 등의 약간의 수고를 들여서 보는 경우가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범고래가 여기에 해당될 것 같다. 제주도의 경우 고래 관광이 활성화되면 이 수준이 될 것 같다.  마지막은 정말 많은 노력을 들여서 자료를 모으고 찾아 다녀야 하는 경운데 우리나라 울산이 그렇다. 고래를 볼 확률도 엄청 떨어진다.  


고래를 보는 사람의 비용이라는 입장에서 이야기하면 수족관에서 돌고래를 보여주면 싸게 볼 수 있어서 더 행복할 것 같다. 고래를 직접 본 사람과 못 본 사람의 차이는 여러 모로 참 클텐데, 배를 타고 나가서 봐야한다면 고에너지 소비형 돌고래 관람을 하게 되는데, 어느 쪽이 지구를 위해서 더 바람직한 행위인지도 의문이 간다.


아직 고래관광은 커녕 고래를 관람해 본 사람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단번에 동물 복지를 위해서 전시를 없애는 쪽으로 간다면 과연 좋은 일일까?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EU의 경우 동물원에 관한 법률이 있어서 고래의 전시에 관한 기본적인 틀은 있고, 더 엄격한 관리를 요구하는 운동을 WDCS (http://www.wdcs.org/)라는 단체에서 전개하고 있다. 미국은 NOAA에서 관리하고 있다. 물론 환경 단체들에서는 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홈페이지들을 둘러보면 그나마 나아 보인다.  


무슨 일이든 칼로 자른 듯이 둘로 나누기 보다는 앞으로는 불법 포획이나 동물 학대가 없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전시를 허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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