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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상살이/2012 세상살이

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두 편 봤다.

sealover 2012. 10. 8. 10:34

부산에 살면서 영화제(http://www.biff.kr/) 기간 중 한번도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심지어는 거저 주는 표가 생겨도 이런 저런 연유로 보지 못했다. 


이 영화제가 부산 시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을뿐만 아니라 앞으로 부산이 나갈 방향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소에 느끼면서도 정작 참여하지 못했음에 대해서 늘 찜찜하던 터라 드디어 시간을 내었다. 


아침 일찍 자전거로 집을 나서서 현장 매표소로 갔다. 어차피 상영작들의 세부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백치인 상태고, 언론보도에서 4천 여편의 출품작 중에서 프로그래머들이 일년 내내 고르고 고른 300여편이 상연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영화제 사무국을 철썩 같이 믿고 뭘 봐도 성공일거라 확신하고, 오후 2시와 7시에 하는 아무 표나 달래서 집으로 돌아왔다. 


표는 샀으니 보기로 한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려다 그것도 관뒀다.


2시 영화는『파라자노프: 마지막 봄 / Parajanov: The Last Spring』이라는 영화인데 「자유를 찾는 영원한 여행자들: 세르게이 파라자노프와 미카일 바르타노프」라는 특별 프로그램이다. ㅠㅠ. 중간 중간에 잤다. 


아무리 검증된 작품이라도 나같은 문외한은 예술영화(?)는 피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영화 끝나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던데 그 분의 난해한(?) 작품을 다 보고나서 봐야하는 그 감독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이다 보니 더욱 힘들었다. 


영화 마치고 역시 영화를 전공하는 그 분의 아들이 무대 인사를 했다. 영화 말미에 단편 영화를 4편인가 상연했는데 그 영화들은 자기도 못 보고 지난 43년 동안 아르메니아 영화 보관소에 상연금지된 채로 쌓여있던 건데 부산국제영화제가 부활시켰다고 한다. 


관객들의 질문을 들어보아도 무척 뜻 깊은 자리였던 것 같은데 졸아서 미안했다. *^^*


7시 영화는 「뉴커런츠」부문의 『시네마 / FILMISTAAN』였다. 낄낄거리다가 감동하고 재밌게 봤다. 『니틴 카카르 / Nitin KAKKAR』라는 감독의 최초 장편 영화이고 세계 최초 개봉작인데, 파키스탄 출신의 인도인 감독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같은 문화를 공유한 사람들인데 국가가 만든 장벽으로 갈라져 있으며, 영화를 통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맘이 담겨있다. 


이런 주제가 묘하게 한-중-일 간의 갈등과 남-북한 갈등이 뒤 섞인 느낌이다. 재밌었다. 


영화 마치고 감독과 배우들이 무대 인사를 하고 질문을 받는데 관객 질문이 정말 "허걱"이다. 인도 영화 제목과 배우들 이름을 줄줄이 꿰면서 인도의 종교적 상황과 무슬림이 주연한 영화를 배치한 이유 등에 대한 의도를 질문하는데.... 도저히 배우들 이름을 못 외워서 통역이 난감해 한다. ㅋ    


이번 영화제 기간 중 영화를 더 보게 된다면 가벼운 걸로 보고 싶다. 


영화제! 이것도 중독성 상당히 강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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