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놀자!!

죽어서 육지로 밀려온 고래를 어떻게 처리하지? 본문

고래(Whales)

죽어서 육지로 밀려온 고래를 어떻게 처리하지?

sealover 2019. 4. 14. 14:55

고래에 대한 뉴스를 검색하는데 죽은 고래에 대한 뉴스 두 개가 내 눈을 끌었다. 하나는 알래스카에서 보기드문 향고래가 해변에 떠밀려와서 사인을 알기위해 부검을 했다는 뉴스(Find Allows for Third Sperm Whale Necropsy Ever in Alaska)이고, 나머지는 죽은 고래를 해변에 파묻어도 상어가 그 냄새에 이끌려서 해변으로 몰려들지는 않는다는 호주 뉴스(The science is in on whether whales buried on beaches attract sharks)다.

연관이 없어 보이는 두 개의 뉴스가 내 관심을 끈 이유는 저 두 나라가 죽어서 육지로 떠내려온 덩치가 큰 고래를 마지막에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궁금해서였다. 바다로 도로 끌고가든, 육지로 옮겨서 처리하든 어떤 경우라도 환경에 끼치는 영향도 확실하지 않고 처리 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먼저 미국 뉴스를 보니 바닷가에 그대로 둔다고 한다. 연구를 위해 향고래를 부검한 미국 해양대기청(NOAA,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의 과학자 Kate Savage는 곰이나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근처에 주거지가 없고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외진 곳이라면 괜히 힘들여서 건드리지 말고 그대로 두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다. 

하지만 부산의 해운대 해변처럼 근처에 주거지가 있거나 사람의 왕래가 많은 곳에 고래가 떠밀려 왔는데 알래스카처럼 그대로 둔다면 사체가 썩으면서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위생 문제도 우려되지만 아마 냄새 때문에 도저히 아무도 견디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2016년에 호주 정부(DELWP, Department of Environment, Land, Water and Planning)는 서핑으로 유명한 해변에 떠밀려온 혹등고래를 해변에 파묻었는데, 냄새를 맡고 상어가 몰려들지 모른다는 주민들의 청원 때문에 다시 파내서 쓰레기 매립장으로 옮겼다(Big stink over dead whale at Ocean Grove beach forces exhumation). 모르긴 해도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었을 터이다. 위에서 언급한 상어가 몰려들지 않는다는 호주의 뉴스는 이 일이 있고나서, 해변에 파묻은 고래가 부패하는 냄새를 맡고 진짜 상어가 몰려드는지 그 후 2년간 실험한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당연히 호주 정부는 이 연구 결과를 앞으로 제정할 죽은 고래 처리 지침에 참고할 계획이라고 한다.

여기까지 기사를 보고나자 지난 2016년 초 유럽의 해변에 죽어서 떠내려온 30여 마리의 향고래는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져서 기사(The mystery behind mass sperm whale deaths in Europe)를 찾아보니 대부분 쓰레기 매립장에 파묻었다고 한다.

현재로선 쓰레기 매립장에 파묻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만일 저렴한 비용으로 바다로 돌려보내서 해양생물들의 먹이가 되게 한다면 어떨까? 물 위에 떠 있으면 항해하는 선박들의 안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반드시 가라앉혀야 한다. 그리고 오염된 해역에서는 부패하는 고래 사체가 문제를 더 악화시키게 되니까 맑고 다소 깊은 바다라야 된다. 그러면 어떻게 가라앉힐까?

얼마 전에 「콜드 체이싱(2019, Cold Pursuit)」이라는 영화를 봤다. 영화에서 시체를 물 속에 가라앉혀서 고기 먹이가 되게 하기 위해서 주인공이 철망으로 시체를 둘둘말아서 물 속으로 던져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비슷한 방법을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고래를 둘러싸는 용도로는 이미 개발되어 검증이 완료된 생분해성 어구(biodegradable fishing net)를 사용하면 된다(가격이 바싸다는 이유로 어업인들이 잘 사용하지 않아서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보급율은 낮다.). 그물만으로는 고래를 가라앉힐 정도의 힘을 얻기 힘들테니 환경에 무해한 바위 등을 침강재로 사용하면 완벽하지 않을까? 물론 해상에서 고래를 그물로 둘러싸는 작업은 무척 위험하고 전문적인 기술이 있어야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수중 작업 능력을 가진 우리나라 해양경찰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사진은 픽사베이(https://pixabay.com/photos/sperm-whale-beached-dead-ocean-904349/)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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