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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상살이/2019 세상살이

샌 프란시스코 동네 축제들

sealover 2019. 4. 23. 15:46

샌 프란시스코에 놀러와서 이 동네 사람들이 즐기는 작은 축제나 행사가 어떤 게 있나 싶어서 찾아보았다. 내가 이곳에 머무는 동안 열린 축제를 몇 가지 적어 본다.

먼저 금문교를 둘러싸고 있는 국립공원인 프레시디오에서는 매주 일요일 가족들이 모여서 간단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Presidio Picnic이라는 행사를 한다. 2019년은 3월 31일부터 10월까지 매주 일요일 열린다고 하는데, 그냥 4월부터 10월 말까지 열린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시내에서 1시간에 한 번씩 무료 셔틀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쉽게 갈 수 있다. 내가 갔던 날도 사람들이 무척 많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데 대비해서 이동식 화장실도 제공하기 때문에 가서 편안하게 푸드 트럭에서 파는 음식을 사 먹고 햇빛을 즐기고 오기에는 좋다.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는 것뿐이고 그 외의 별다른 행사는 없다. 하지만 뭔가 동네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일본계 주민들이 개최하는 북부 캘리포니아 벚꽃축제(Northern California Cherry Blossom Festival)라는게 있다. 행사 자료는 공식 홈페이지보다 동네 신문 기사에서 더 자세히 제공한다. 2019년에는 4월 13일부터 4월 21일까지 2주간에 걸쳐서 열렸다. 주중에는 어떤 행사가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두 번의 주말 동안 거리를 막고 푸드 트럭과 텐트를 쳐 놓고 먹고 마시고 논다. 맥주는 사뽀로만 판다. 그리고 마지막 날인 21일 일요일에는 오후 1시부터 시청에서부터 축제 중심부인 일본 센터 상가(Japan Center Malls)까지 퍼레이드를 한다. 지역 상원의원도 퍼레이드에 참여를 하고 내가 퍼레이드를 보는 동안 일본어와 영어 두 개 언어로 교육을 하는 초등학교가 두 개나 참여를 하는 걸 볼 수가 있었다. 미국 사회에 일본의 영향력이 크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재팬 타운에 한국 식당이 그렇게 많았다. 한국 슈퍼도 거기에 있었고 일본 센터 상가에도 케이팝, 케이뷰티가 있는 걸 보고 일본과 한국이 혼재하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이 생소한 나라가 아니다 보니 내게 이 행사는 별 큰 감흥은 없었다. 그리고 축제 이름은 벚꽃 찾기 행사가 나을 듯... 벚꽃 나무는 거의 없었다.

4월 22일이 지구의 날인데 4월 20일 토요일에 이 날을 기념하는 행사 2개가 열렸다. 하나는 돌로레스 공원(Mission Dolores Park) 근처에서 열리는 지구의 날 행사(Earth Day in San Francisco)인데, 그야말로 환경 관련 NGO 등이 참여해서 지구를 살리자는 다양한 공연, 패션쇼 등을 하고 친환경 자동차, 자전거를 선전하는 부스 등도 선보인다. 평소에 지구를 잘 살리고 있는 나로서는 특별히 볼 만한 건 없었다.

그리고 420 Hippie Hill San Francisco라는 행사가 골든게이트 공원(Golden Gate Park)에서 지구의 날을 기념하면서 열리는데 4월 20일을 기념해서 4시 20분에 가장 절정이라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무슨 행사인지 잘 모르고 찾아갔는데, 직접 보고도 진짜 무슨 행사인지 알 수가 없었다. 강한 일렉트릭 음악을 틀어 놓고 대마초를 피우는 그야말로 그냥 대마초 축제였다. 19세 이상 참여 가능한 행사라서 행사장 들어갈 때 보안요원이 신분증과 소지품 검사도 하고, 샌프란시스코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경찰이다 모두 출동한 것 같았다. 그런데 보안 요원이 지켜보는데 애들이 담을 넘는데, 애들이 이쪽 담을 넘으면 보안요원은 저쪽을 보고, 저쪽을 넘으면 이쪽을 본다. ㅋ 나는 신분증을 안 가지고 와서 뭐라고 이야기를 하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보안 요원이 가방 안에 있던 물과 음료수만 빼서 버리고 아이디는 조사하지 않고 "Enjoy Sir"라고 한다. 이젠 미국 애들이 봐도 내가 늙은 게 확연한가 보다. 하여튼 간에 샌 프란시스코에서 사람이 이렇게 많이 모인 건 처음 봤고 행사는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이 대마초 팔고, 대마초 광고하고, 대마초 피는 게 전부였던 것 같다. 야바위 꾼도 있었다. ㅋ 대마초가 어느 정도 합법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여튼 생소한 행사였다.

4월 20일엔 입장료 내고 맥주 마시는 맥주 축제(San Francisco International Beer Festival)도 있는데 큰 관심이 없어서 가보지 않았다. 1984년부터 열렸다니 이맘때 늘 열리는 축제일 것 같다.

4월 21일은 부활절이다. 그래서 이 날의 행사는 부활절과 관련이 있어 보였다.

4월 21일 오후에 유니온 스트리트에서 열리는 축제(Union Street Spring Celebration)가 있어서 가보았다. 가서 보니까 굉장히 소규모이고 그 지역 상인들이 주축이 되어서 상권 활성화 뭐 그런 걸 하려는 축제인 것 같았다. 퍼레이드도 있기는 했는데 그다지 볼 게 없었다. 다만 퍼레이드에 파룬궁의 악대가 참석했는데 그 팀이 가장 화려했다. 퍼레이드를 하는 파룬궁 회원(?)들의 모습을 보니 정말 나이와 연령이 다양했다. 대부분이 아시아인들이었는데, 아닌 사람들도 드물게 한두 명 끼어 있었다. 파룬궁의 세력이 대단하다는 걸 새삼 느꼈지만 그들이 이런 동네 축제에 끼어 있는 게 잘 어울리지도 않고 어색해 보였다. 그리고 닭 같은 작은 동물을 직접 만져보는 곳과 돈 내고 망아지를 타 보는 일종의 이동식 동물원이 있었는데 망아지는 막대에 묶어서 무한정 원을 그리며 회전하도록 해 놓았는데 인기가 많았다. 그런데 히피와 자유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 더구나 샌 프란시스코와는 너무 어울리지 않았다.

4월 21일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 돌로레스 공원에서는 예수 분장 축제(Hunky Jesus Contest Dolores Park)가 열린다. 참가자들이 예수 모습으로 분장을 하고 나오는데, 그다지 성스럽거나 경건한 모습이 아니라, 뭔가 불경스러운 모습으로 분장을 하고 나오는 것 같다. 구글로 사진을 보고 궁금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가보지 못했다.

4월 21일 행사 중에는 Bring Your Own Big Wheel Race가 제일 재미있었다. 구불구불한 경사로를 애들이 타는 장난감 자전거를 여러가지 코스튬을 한 어른들이 타고 달리는 행사인데 직접 보면 정말 재미있다. 직접 참가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행사 제목도 자기 술은 자기가 가져오라는 BYOB(Bring Your Own Bottle)을 패러디 한 BYOBW인데, 안전 요원의 등과 가슴에 새긴 문구는 "Safety Third"이다. ㅋ 안전제일(Safety First)의 짝퉁이다.

나는 좀 길게 머물다 보니 이런 행사들을 찾아다녔지만 짧은 시간 관광을 온다면 가 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Photos: Hunky Jesus Contest Returns to Dolores Park for Sisters of Perpetual Indulgence’s 40th Anniversary

Forrest Gump Jesus ran away with the competition, as the Sisters’ annual Easter Sunday hoppening drew thousands for pastel-colored blasphemy.

sf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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