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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맞고, 너는 틀렸다. 본문

지난 세상살이/2023 세상살이

나는 맞고, 너는 틀렸다.

sealover 2023. 12. 11. 12:05

"나는 맞고, 너는 틀렸다."

이 생각은 사춘기가 막 시작될 무렵부터 시작되어, 내 마음을 번잡하게 만들고, 대척점에 있는 누군가에게는 분노를 쏟아내게 만들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인생이 힘들어지지만 단연코 이런 생각과 자세는 고달픈 인생을 만들어 내는 가장 큰 원인 제공자 중 하나다.

나의 경우, 누군가의 생각이나 행동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그 불편함을 가지고 스트레스를 받는게 억울하기도 해서(내가 옳다고 생각하니까...) 언젠가부터 상대에게 그런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런 표현은 대부분의 경우 갈등과 충돌로 마무리된다.

물론 아주 드물게 상대가 내 의견을 수용하는 경우도 있다. 아주 드물다. 역지사지. 상대방 입장에 서서 생각하면 굳이 대립할 필요가 없는, 그저 다른 생각일 뿐이라는 깨달음을 내가 가질 때도 있다. 이건 그나마 비율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엄청나게 높지는 않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과 다투지 않으려고 애를 쓰게 되면서 갈등과 대립이 많이 줄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오히려 더 커진게 아닌가?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별 것 아닌 일에 오하여 더 크게 화가 날 때가 있어서 왜 그런지 곰곰히 되돌아 보았다.

하나의 예는 운전이다. 젊을 땐 나도 분노의 질주를 많이 했지만, 이젠 초보 운전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운전자에게 무척 관대하다. 하지만 이건 절대 용납할수 없는 나쁜 운전이라는 고정 관념(즉 나는 옳다.는 생각)이 자리 잡은 행위에 대해서는 빙하처럼 수면 아래 있던 모든 부정적인 생각과 반응을 처음 본 운전자에게 쏟아낼 때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지켜보는 사람없이 혼자 한 행동이지만 지나고 나면 너무 과하게 분노했다는 생각에 혼자서 부끄러워진다.

두 번째는 직장. 싫어하는 업무 처리 스타일을 가진 직원과는 잘 안 부딪히려고 애쓰는데 결국 부딪힐 때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그 빈도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그런 일이 생기고 나면 며칠 동안 마음이 헛헛하다. 운전 중 혼자서 북치고 장구 친 일이야 혼자서 부끄러우면 되는데, 여러 사람이 얽히고 섥힌 직장에서 벌어진 일은 나이 들고도 이러고 사나?하는 생각에 참으로 부끄럽다.

찾아보면 더 있다. 슬프다.

뿌리 깊게 내린 부정적인 생각을 어떻게 잘 다스려서 독성을 중화하고, 가끔 불쑥 튀어 오를 때 잘 눌러 둘 수 있을까?

고민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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