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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세상살이

바르셀로나에서 요가하고, 하몽먹고, 와인이랑 맥주 마시고... 또 뭐하지?

sealover 2024. 4. 2. 02:49

바르셀로나에서 두 주를 보내며 소소하게 한 일들을 쓴다. 꽤 재미있었다.

요가하기
바르셀로나에 도착해서 찌부등한 몸을 풀어 보고자 아내의 지도?로 요가를 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딱히 할 일이 없는 탓도 있고, 호텔 체육관 시설이 좋아서 이용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예전에 딱 한번 요가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나무 인형 피노키오보다 더 딱딱한 내 움직임이 우스워서 두 번째 수업에서 포기한 경험이 있다. 여전히 내 관절의 어떠한 부분도 아내의 동일 관절 가동범위의 1/5을 절대 넘지 않는다.

도착해서 며칠, 여행 막바지에 며칠 밖에 요가를 못했지만, 유연성 부족과 더불어 평소 내 자세가 얼마나 좋지 않은지 절실하게 느꼈다. 몇 년째 꾸준히 요가를 한 아내는 의외의 고수였다. 앞으로 틈틈이 요가를 같이 하면서 자세를 바로 잡아야겠다.

하몽 먹기
하몽에 대한 기억은 입맛에 잘 맞고 맛은 있지만 너무 비싸다는 거다. 스페인에서는 싸게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여기서도 비싼 식재료에 속한다. 평범한 샌드위치에 하몽이 들어가면 2 ~ 3 유로 정도를 더 받는다. 그래도 스페인이 세계에서 제일 싸다. 특히 슈퍼마켓에서 파는 깍둑 썰기한 하몽은 정말 싸고 마음에 들었다. 납작하게 모양을 내서 하몽 제품을 만든 뒤에 남은 고기를 그렇게 잘게 썰어서 파는 거라고 생각되는데, 무게당 가격은 정말 싸다. 푸짐하게 잘 사 먹었다.

와인 마시기 feat. by 맥주
이 동네 와인 정말 싸다. 스페인 북부의 리오하(Rioja) 와인과 카탈루냐의 프리오랏 Priorat 와인이 슈퍼마켓에서는 10유로 정도로 비싼 축에 든다. 백화점에는 더 비싼게 있지만 굳이 내 입에 그런 수준은 필요치 않다. 이 정도만 마셔줘도 충분히 훌륭한 와인이다. 지내는 동안 마실 수 있을 만큼 마셨다.

카탈루냐 로컬 맥주가 뭐가 있는지 물어보니, 에스트레야 담 바르셀로나(Estrella Damm Barcelona), 모리츠 바르셀로나(Moritz Barcelona) 등 몇 가지를 추천한다. 이것저것 마셔 보니 이름을 말한 이 두 개가 제일 맘에 든다. 에스트레야는 일반적인 맥주인데 엄청 깔끔한 맛이다. 모리츠는 싱글 몰트인데 약간의 향과 단맛이 있다. 여행 전반부에는 에스트레야를 후반부에는 모리츠를 주로 마셨다. 달콤하고 도수가 낮은 레몬 맥주, 클라라(Clara)는 맥주와 스페인에만 파는 레몬 환타를 1:1의 비율로 칵테일하면 된다. 이렇게 만들어 먹으나, 사 먹으나 맛은 똑 같다.

스페인 음식 먹기
누구나 추천하는 유명한 식당들에서 빠에야(Paella)와 타파스(Tapas)에 상그리아(Sangria)를 곁들어 먹었다. 나에게는 딱히 큰 감흥이 없었다. 빠에야는 양념을 비벼 죽처럼 만든 밥 위에 해산물 몇 개 올려 놓은 느낌이었고, 타파스는 빵 위에 이쁘게 장식한 식재료들을 올려놓은 그런 느낌이었다. 원래 칵테일 종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상그리아도 그냥저냥이었다. 상그리아는 베이스가 되는 와인에 따라 레드(Tinto), 화이트(Blanco), 스파클링(Cava)을 선택할 수 있다. 다 마셔봤는데 딱 베이스 와인만큼 맛이 다르다.

츄러스는 츄러스다. 100년 된 가게나, 신세계와 제휴하여 우리나라에 진출한다는 가게나 내 입맛에는 다를게 없다.

다만 해산물 특히 문어가 굉장히 부드러웠다. 인터넷에 검색하니 약한 불로 오래 익혀서 그렇다고 하는데 문어뿐만 아니라 빠에야에 올라오는 새우 같은 갑각류도 껍질이 굉장히 부드럽다. 해산물 요리 중 문어 스테이크는 맘에 들었다.

해산물 요리를 자꾸 먹다 보니 고기가 먹고 싶어졌다. 그러다 보니 해산물 전문 식당에서 시킨 소고기 타르타르(Tartare)도 엄청 맛있었고, 마트에서 사서 구워 먹은 이베리코 베요타(Iberico Bellota) 삼겹살(이게 고기 부위 중 제일 저렴했다)도 맛있었다.

음식 번외편 - 햄버거
바르셀로나에서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식당은 하나도 가지 않았다. 하지만 2023년 LA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햄버거집을 찾아갔다. 이름은 La Sagrada Hamburgueseria, 바르셀로네타 해변 근처에 있다. 세 번 갔다. 이 집 반경 50m 안에 줄 서서 먹는 집이 너댓 집 더 있다. 이 집에 대한 나의 평가는 "햄버거는 독일에서 탄생했고, 미국에서 현재의 스타일로 진화했다. 하지만 그 정점은 바르셀로나에서 찍었다."이다. 난 고든램지버거(Gordon Ramsay Burger)도 안 먹어봤고 그다지 미식가도 아니다. 오로지 나의 경험과 주관이다. 만일 나와 의견이 다르다면 당신 말이 옳다.

2024년에 새로 출시한 일본식 마요네즈 소스가 들어있는 "Emmy New York" 이라는 버거가 있는데 먹어보니 그 일본 어쩌구 소스 메인이 고추장이다. 먹고나서 고추장을 먹어서 좋다는 사람도 있고, 햄버거를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는 거 같아서 이상하다는 사람도 있다.

축구와 쇼핑
둘 다 내 관심사항 밖이다. 이 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바르셀로나에서 더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축구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없지만, 옆에서 지켜본 쇼핑의 기본 룰은 이렇다.

유럽 내에서는 동일 제품에 동일 가격이 책정되는데, 스페인은 부가가치세가 22%이기 때문에 세금을 환급받을 경우에 다른 나라보다 물건이 싸진다. 그래서 한국보다 유럽에서 제품 가격이 낮게 책정된 물건을 스페인에서 구매하고 세금까지 환급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논리다.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등이 해당된다고 한다. 그리고 스페인은 세금 환급을 위한 최소 구매 금액이 없고, 대부분의 가게에서 세금 환급이 되고, 절차가 무척 간편하다. 하지만 환급 대행사 수수료 떼고, 환전 수수료 내면 대부분 10 ~ 15% 정도의 환급이 이루어진다. 22%는 없다.

문어 스테이크. 비싸고 맛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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