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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상살이/2009 세상살이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sealover 2009. 4. 1. 10:52
두고 두고 볼 책이 아니라면 가능한 빌려보고 책을 잘 사지 않는다. 오히려 도서관 등에서 빌려  본 후에 사서는 읽어 보지 않고 책장에 꼽아둔 경우가 있다.

대학을 졸업한 후로 공공 도서관을 거의 이용하지 못했다. 휴일에 가끔 도서관을 찾아가서 책을 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근무 시간 이외에는 대출을 할 수가 없어서 늘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제주로 발령나서 탐라도서관을 갔더니 저녁 10시까지 도서 대출을 해 주길래 잘 이용하고 있다. 혹시 내가 사는 부산도 이런 서비스를 하는지 알아 봤더니 역시 근무시간외 및 휴일에도 도서대출을 해주고 있다.

요사이 책을 빌려 보면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니 너무 여유 없이 살아온 듯해서 아쉽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도서관을 가 봤더라면 충분히 알았을텐데 어디를 보고 달려왔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면 재밌는 일이 많다.

예전에 도서대출 카드가 있었을 때는 나 말고 또 누가 이 책을 봤는지 궁금해 하면서 대출 카드에 적힌 이름을 보고 아는 이름이 나오면 반가워 하기도 하고 다른 이는 이 책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상상도 했다.

아무도 보지 않은 깨끗한 책을 내가 처음 봤을 때도 묘하게 기분이 좋고, 누군지도 모르는 다른 사람이 봤던 흔적이 있는 책을 보면서도 많은 상상을 한다. 

얼마전 빌린 책에는 작은 핏자국도 하나 있고 (여드름을 짜지 않았나 생각했다. ㅋㅋ), 잔디밭에서 책을 본 사람이 있는지 작은 씨앗들도 책 중간에 눌려져 있고, 꼬불꼬불한 털 (?? 짐작이 가시는지..)도 끼어져 있었다.

이런 흔적이 많은 책은 보면서 이물질을 털어내고, 접힌 부분은 바로 펴면서 보는 것도 재밌다. 예전에 paper knife로 한 페이지씩 잘라가며 책을 보는 즐거움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내가 한페이지씩 보면서 책을 깨끗이 한다는 이런 기분이 그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책을 많이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여러분들도 도서관 한번 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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