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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 (Power, Sex, Suicide-Mitochondria and the Meaning of Life, 2005) 본문

책을 읽자!

미토콘드리아 (Power, Sex, Suicide-Mitochondria and the Meaning of Life, 2005)

sealover 2009. 7. 20. 11:30
책을 읽다 보면 쉽게 쓰여졌다는, 즉 저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생각을 풀어 썼다는 느낌을 주는 책도 있고 꼼꼼한 자료 조사를 통해서 치밀하게 쓰여진 책이라는 느낌을 주는 책도 있다. 물론 이 책은 후자의 경우며 이런 경우는 저자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 책의 저자 닉 레인 (Nick Lane,http://www.nick-lane.net/)에 대해서 찾아 보았다. 1995년 런던 대학 (Royal Free Hospital Medical School, University of London)에서 학위를 받았고, 논문 제목이 "In vivo studies of ischaemia-reperfusion injury in hypothermically stored rabbit renal autograft"인데 책 본문으로 추측해 보면 이식용 신장을 손상없이 오래 보존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한 듯하다.

이력을 보면 박사과정에 있을 때부터 글 쓰기에 재능을 나타낸 것으로 생각되고, 4권의 책을 저술했다. 난 이 사람의 책을 읽는 것 조차도 버거워 보인다. 가끔씩 느끼는 좌절이 느껴진다. *^^*.
  1. Lane, Nick. Life Ascending: The Ten Great Inventions of Evolution. Norton/Profile, 2009 
  2. Lane, Nick. Power, Sex, Suicide: Mitochondria and the Meaning of Life. OUP, Oxford, 2005 
  3. Fuller BJ, Lane N, Benson EE, (Eds.) Life in the Frozen State. CRC Press, Boca Raton, 2004 
  4. Lane, Nick. Oxygen: The Molecule that made the World. OUP, Oxford, 2002
여튼 저자에 대한 궁금증은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고, 밍크고래의 미코콘드리아 DNA 조절영역 (Conttrol Region)의 변이를 이용한 집단유전학적 연구로 분자생물학에 눈을 뜬 나로서는 미토콘드리아에 대해서는 늘 갈증이 있었터라, "미토콘드리아"란 두꺼운 책을 본 순간 반갑기도 하고 이렇게 책으로 엮어낼 만큼 이야기가 많은데 난 얼마나 알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대략 책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미토콘드리아를 품은 진핵세포의 등장에 대해서 저자는 수소가설이 타당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96쪽 그림 4).

그리고 미토콘드리아의 작동 방법인 양성자 동력을 이해하는 것이 이 책을 이해하는 필수 조건인데 (223쪽 그림 11), 쉽게 풀면 음식을 섭취하여 최종적으로 미토콘드리아에서는 전자를 얻게 되는데, 이 전자는 미토콘드리아 안을 순차적으로 흐르면서 ADP를 ATP로 바꾸어 에너지를 만들기도 하고, 짝풀림이라는 작용으로 열을 발생시키기도 하며, 너무 많아지면 자유라디칼을 생성하여 세포가 자살하는 아포토시스 (Apoptosis)가 일어나기도 한다.

미토콘드리아가 일으키는 아포토시스는 현재의 다세포 생물에서는 기능을 못하는 세포가 스스로 죽게하여 새로운 세포의 생성을 가능하게 하고 개체의 생존을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작용이다. 하지만, 진핵세포의 발생 초기에는 이러한 작용이 세포자살이 아니라 세포의 융합을 일으키는 신호로 작용을 했다. 즉, 세포 노화 등 다양한 이유로 자유라디칼이 증가하면 미토콘드리아에서 시토크롬C가 빠져나와 핵에 신호를 보내게 되고 핵은 세포 융합을 통해서 DNA 보수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세포 융합 이후 두 종류의 미토콘드리아가 섞이게 되면서 미토콘드리아 간 전쟁이 시작되어 한 종류의 미토콘드리아만 살아 남게 되는데, 이 때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한 쪽 (난자)은 미토콘드리아를 전달하지만 다른 쪽 (정자)은 핵만 전달하는 양성 (Sex)이 진화했다.

결국 자유라디칼이 세포의 자살과 노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이들의 누출을 줄이면 노화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이 널리 퍼졌고 실제로 많은 연구결과가 조류의 대사량이 높은 데도 수명이 상대적으로 긴 이유가 자유 라디칼의 발생이 적어서 그런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서 항산화제 등이 노화 방지제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자유라디칼이 보내는 신호는 아포토시스를 일으켜서 개체의 생존에 필수적인데 당연히 적은 양의 자유라디칼리 발생하는 개체는 적은 양에도 반응하는 센서가 발달되었지만 사람과 같이 많은 양에 반응하는 센서를 가진 생물에게 억지로 자유라디칼의 발생을 낮추면 세포가 괴사하는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더 크다.

이 정도가 이 책의 대략 줄거리이지 싶다. 최근 책을 보면서 줄거리를 요약해 보기는 오랫만이다. 이 책은 옆에 두고 더 봐야할 책이다.

최근 동물행동 등을 다룬 책을 보다가 분자생물학쪽으로 보니까 역시 이것도 재밌다. 역자가 한 말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다루는 공간에 압도 당했고 이 책에서는 시간에 압도 당했다고 하는데 공감이 가는 말이다. 자연에 대한 이해가 생길수록 삶을 겸허하게 바라보게 된다.

이제 미토콘드리아의 진실을 좀 더 알았다고 할 수 있나?

아니, 모르는게 더 많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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