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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자!

[독후감] 로마인 이야기

sealover 2009. 12. 10. 11:03

올해 추석 무렵, 무얼 읽을까 뒤적이다가 지난해 직장동료가 이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던 기억이 나서 읽기 시작했다. 

15권이라는 분량이 부담스러웠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니 도중에 책을 놓기가 어려울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거의 두달에 걸쳐서 책을 보고나서 글을 쓰려니 구석구석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는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보고난 느낌은 남아있었는데 이것도 자꾸 미루다 보니까 흐릿해지던 차에 시간을 내었다.

우선 로마가 얼마나 대단했는가하는 점을 알게되었다. 이를 통해서 지금 부러워하면서 보고있는 서구세계가 형성되어 가는 중요한 부분을 알게되었다.

이전에는 기독교를 이해하면 서구사회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틀렸다. 그걸로는 너무 부족하다. 다행히 로마는 맛을 봤으니 기독교, 유태인과 중세를 읽으면 더 이해가 깊어지리라.

로마와 더불어 서구세계를 이해하는 폭과 틀을 넓히게 되었다. 살아가면서 (물론 나는 이미 죽어가는 쪽에 가까운 나이인지도 모르지만... 여튼 살아있지 않은가?) 그들을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나에게 늘 갈증으로 남아 있었다.

다음은 리더에 대한 이야기다. 과연 어떤 리더가 필요한가 하는 부분이다. 조직구성원의 능력과 태도 또한 중요한 부분인데 이 책을 보고 느낀 것은 역시 리더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진부한 이야기지만 능력 있는 리더가 로마를 이끌었으며 그들의 사회에 대한 자세, 공헌이 로마 사회를 그토록 강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훌륭한 리더가 자랄 수 있는 환경과 리더는 닭과 달걀 같은 관계이지만 시작은 리더가 먼저이다. 리더 없이 좋은 사회란 땅에서 솟아나지 않지만 열악한 환경에서도 리더는 솟아날 수 있다.

여기서의 리더는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진정한 한명의 리더와 리더 그룹이다. 사회 전체적으로 리더 또한 소모품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계속 양질의 리더는 공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두 그룹 중 하나가 약한 경우 리더 그룹의 약화가 더 치명적이다. 잘 알겠지만 한 명의 리더가 확실하게 리더 그룹을 장악하지 못한다면 부정적이고 사회기여도가 낮은 리더 그룹은 리더가 아니라 그 조직의 암 덩어리다. 전체를 갉아먹으며 결국 전체를 쓰러 뜨린다.

그리고, 계속 맘을 맴도는 것은 리더의 자질이다. 카리스마라고 흔히 표현하는 조직 구성원의 지지를 받는 자질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러한 당연한 자질은 지지그룹이 커지면서 그 한계를 드러낸다. 로마 황제가 되기도 하고 황제의 이름만 얻었다가 죽어가기도 한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질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당연히 10명을 이끄는 리더와 100명을 이끄는 리더는 달라야 한다. 리더가 되어야 한다면 어느 규모의 어떤 리더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명확히 해야 한다. 가장 불쌍한 황제 추대자들이 본인의 의지는 없는데 군단병들에게 황제로 추대를 받았다가 금방 한계를 드러내고 죽임을 당하는 사람들이다.

일단 리더/황제가 된 후에는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 즉 추종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혹은 이해 시킬 수 있어야 한다. 뻔한 이야기지만 지지가 없어지면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다.

그 후에는? 오래 살아야 한다. 아무리 조직구성원과 개인에게 좋은 일이라도 그걸 실천할 시간이 없다면 말짱 황이다. 실제로 능력이 있어보였지만 건강 등의 문제로 황제자리에서 일찍 물러나는 바람에 아무일도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상당히 아쉬운 것은 한명의 측근에게 서운하게 대했다가 그 사람의 앙심으로 어이없이 죽임을 당하는 황제들을 보면 도대체 얼마나 주위를 챙겨야 하는가?하는 생각에 씁쓸하다. 난 적이 없는 생활은 당연히 생산이 없는 생활이라고 생각하는데 잘못되었나? 적이 전혀 없는 생활이라... 무척 어려워 보인다. 아니 불가능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리더는 무엇으로 사는가?하는 질문이 계속 맴돈다. 목숨을 버리게 될 것을 예견하면서 자존심을 잃지 않고 원로원으로 걸어들어갔던 카이사르는 행복했을까? 원하는 삶을 살았나? 항상 자신을 민중과 유리시킨채 그들을 위해 살아왔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의무감으로 살았나? 그걸로 만족했나? 제국의 말기에 꺼져가는 제국의 생명에 호흡을 불어넣으려고 애썼던 황제들은 무엇을 바랬나?

리더로 살아가면서 그들은 자신을 희생했나? 아니면 당연히 그들이 바라던 예정된 길을 걸었고 당연한 지출인데 나만 희생으로 표현하는가?

여전히 나를 어떤 길에 놓아야 할지 고민이 따른다. 물론 내가 생각하는 리더는 지금 내가 속한 작은 그룹의 리더이겠지만 거기에 따를 희생도 벅차게 느껴진다.

덧붙이면 리더에게 또 필수인 조건은 동료다. 동년배도 좋고, 선배도, 후배도 좋다. 험한 길을 같이 갈 동료가 필요하다. 물론 능력이 있어야 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해야 한다. 당연히 오랜 시간 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공한 조직의 구성원이 행복하다. 누구나 성공한 조직의 구성원이 되고 싶어 한다. 나도.... 하지만, 묻고 싶다. 당신은 자신을 희생하면서 성공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은가?

로마인 이야기는 조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를 생각하게 한다.

자 무엇을 하고 싶나? 한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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