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놀자!!

[독후감] 나쁜 사마리아인들 (Bad Samaritans, 2007) 본문

책을 읽자!

[독후감] 나쁜 사마리아인들 (Bad Samaritans, 2007)

sealover 2010. 1. 4. 15:31

베스트셀러로 올라있는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경제쪽이라서 망설이다가 읽게 되었다. 첫 장을 읽자마자 빠져들기 시작했다.

 

국제회의에 참석하면서 소위 선진국들이 다른 나라들 (개발도상국가)에게 강요하는, 말은 틀린게 없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따를 경우 틀림없이 잘못되고 말 것으로 예상되는 그런 주장들을 들어오면서 느껴왔던 감정의 수준에 머물렀던 의문들이 명확하게 와 닿았다.  

 

과연 왜 그렇게 나는 그들의 이야기들이 불편했는지? 이 책은 잘 이야기 해 주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내가 하면 로맨스, 니가 하면 불륜"이라는 우리네 우스개 소리가 국제사회에서 통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다리 차기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소위 선진국들은 나는 높은 관세로 국내 시장을 보호하면서 성장했지만 "너는 그렇게 하면 안돼!"라고 단호히 이야기 하고 있다. 다만 신자유무역주의라는 잘 이해하기 힘든 (물론 일부러 이해하기 어렵게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단어와 문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들의 말이 맞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나처럼 이해가 잘 안 되는 것이다.

 

이들이 우리에게 강요하는 신자유무역주의가 실은 과학이 아니라 종교이기 때문에 설명이 아니라 막무가내식으로 강요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니면 종교가 아닌데도 종교 교리처럼 떠 받들고 있는건 아닐까?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선진국들이 후발 주자들이 시장에 진입 또는 경제 성장하는 것을 막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저자는 그들은 자기들의 과거를 다시 돌아볼 것을, 후발 주자들은 그들과의 대화에서 설득력 있는 협상력을 이 책을 통해서 가지게 되기를 바라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꼭 경제 분야 국제회의가 아니라도 환경 분야에서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관계는 현재 이 책에서 서술하는 줄거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환경 분야는 지구를 살리자는 명분 아래서 개발도상국들의 목을 아주 심하고 죄고 있다.

 

사실 사회 여러 분야에서 "왜 쟤는 해도 되고, 나는 안돼?"라는 문제 때문에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환경이 특히 그렇다. 개발도상국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선진국들의 주장 이면에 깔린 역사와 논리를 꿰뚫어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선진국들은 동등한 지구시민으로 개도국들을 대하면서 그들이 처한 불리한 상황을 이해하고 배려할 필요가 있다.   

 

참으로 세상을 보는 시각을 깨우치게 해주는 책이다. 경제학적 지식이 필요없는 책이니 누구나 한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의문하는 방법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좋은 글이다. 하성의 다른 책들도 읽어 보고 싶다.

 

끝으로 덧붙이면 이 책의 추천사를 "노엄 촘스키"가 썼다는 부분도 내게는 특별하게 다가 온다.

 

대학시절 언어학이라는 생소한 과목을 호기심으로 수강했는데 막 미국에서 학위를 받고 오신 교수님께서 강의를 하시면서 도대체 촘스키라는 지성을 모를수가 있냐는 표정으로 우리에게 그가 얼마나 뛰어난 사람이며 언어학이 얼마나 재밌는 과목인지를 정말 열강하시던 모습이 떠 오른다.

 

그 후로 가끔 촘스키의 이름을 언론 등에서 접하면서 미국의 양심이라는 그가 정말로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그런 그의 이름이 표지에 있어서 반가웠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