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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Whales)

고래를 구조하고 어떤 보상을 받을까?

sealover 2012. 3. 3. 10:47
지난 2월 20일 태안에서 밍크고래 두 마리가 갯벌에 좌초 (strand, 배가 암초 등에 걸려 올라올 때 쓰는 표현인데 고래에도 이 말을 쓴다.) 되었다.
 
한마리는 죽어서 1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렸고, 다른 한 마리는 구조되었다. 구조가 이루어진데 대해서 퍽이나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구조에 대한 보상이 없어서 서운하다는 신문 기사가 실렸다. 

제목이 "죽은 밍크고래 잡으면 ‘로또’… 구해서 살려주면 ‘꽝’이고 부제는 [태안 어민 하루일 접고 구조… “보상커녕 표창장 하나 없어” 같은날 주변선 1억원 횡재]라고 되어 있다. 이 기사 때문에 다른 언론에서도 문제 제기를 한다. 보상이 필요하다고....

취재하는 기자에겐 충분히 설명을 했지만 기사를 읽고는 내가 이야기했던 바를 짐작할 수는 없어서 여기에 다시 써 둔다.

먼저 "꽝", 보상이 없다?는 표현은 무엇을 보상으로 생각하느냐에 달려있다. 타인에게 봉사하는 사람들은 나눔을 통해서 행복을 느낀다. 여기서 느끼는 만족감이 강한 보상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대해서 따로 내가 증거를 들 필요는 없다.   

같은 이유로 고래를 구조한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접하기 힘든 특별한 경험을 이 아름다운 생명체를 살리면서 하게 되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이야기 한다. 태안의 구조용사(?)들도 같은 경험을 한 줄 알았더니 오히려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니 안타깝기는 하다.
 
그렇다면 신문 기사에서 이야기 했듯이 표창장 또는 금전 제공을 한다면 보상이 될까? 여러가지 문제가 쉽게 예상된다. 잘 알려지지 않았고 나도 어업인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지만 제주도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의 경우 그물에 들어오면 살려주는 경우가 많다.

위에서 말한 보상이 이루어지려면 뭔가 증거를 제출해야할텐데 그렇게 된다면 제주도에서도 구조가 우선이 아니라 증거확보가 먼저이고 고래가 고통 받는 시간이 더 길어지게 된다. 그래도 이게 더 많은 구조를 이끌어 낼 것으로 예상이 된다면 결국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보상을 바라는 가짜를 걸러내야 하니까... 쉬운 일이 아니다. 비용과 효과를 저울질하게 만든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일을 떠 넘기는건 아니지만 앞서 말했듯이 구조 용사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보상을 주는 역할은 언론이  더 적격이 아닐까 싶다. 그들의 일을 칭찬하고 이런 일이 더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광고 해주면 구조 참여자들이 뿌듯해 하고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지 않을까? 

하지만 고래구조가 아무렇게나 이루어지는 활동은 아니다. 기사에는 안 나오지만 해양경찰에서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052-270-0915)에 연락을 해서 간혹 꼬리를 움직이게 되면 사람이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근처에 가지 말것과, 체온을 내리는 일이 가장 중요하니 호흡을 하는 분기공 (Blowhole, 다른 포유동물의 콧구멍에 해당한다.)을 피해서 물을 끼얹어 줄것 등 주의 사항을 충분히 전해 듣고서 한 활동이다.

아래는 일반인이 고래를 구조하는 영상인데 재미삼아 한번 보세요. 이들도 특별한 경험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사실은 이들의 행동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서 그다지 권하고 싶지는 않은 행동입니다. 전문가에게 신고하는게 좋습니다.   



참고로 고래 구조에 대한 미국의 예를 들면, 해양대기청 (
NOAA,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에서 고래 구조 프로그램 (the Atlantic Large Whale Take Reduction Plan)을 운영하는데 정부에서는 총괄적인 계획 작성, 세부 구조지침 작성, 구조 실무 교육 및 인증과 민간 단체 등을 모아서 네트웍을 구성, 운영한다.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을 6단계로 나누어서 자격을 부여하고 비자격자들은 곤란에 처한 고래를 발견하면 신고만 하도록 유도한다. 결국 의지가 있는 사람들만 구조활동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프로그램을 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아직은 할일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다.

그리고 "죽은 밍크고래 잡으면"이라는 표현이 맘에 걸린다. "잡으면"이라는 표현이 왠지 일부러 적극적으로 고래를 잡은 듯이 느껴져서 "신고하면"으로 바꾸면 더 좋겠다.

덧붙이면, 우리나라는 혼획된 밍크고래를 먹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불법 포획에 대해서 많은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이제는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그런 인식을 가지지는 않는다. 한 해에 10여건의 불법 포획이 적발되고 있지만 그것 또한 엄격한 관리의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여기에 적극적인 고래 구조활동이 알려지면 한국은 "살아있는 고래는 적극적으로 살려주고, 어차피 죽은 고래는 합리적으로 이용하는" 그런 나라로 알려지지 않을까?

구조한 사람도, 신고하여 돈을 쥔사람 사람도... 모두 행복한 대한민국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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