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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상살이/2014 세상살이

[캐나다]트럭-아빠의 차

sealover 2014. 8. 6. 08:19

한적한 캐나다 도시에 살면서 우리나라와 다르다고 느끼는 점 하나가 길거리에 다니는 차들의 덩치가 무척 크다는 점이다. 특히 트럭이 그렇게 많이 굴러 다닌다. 처음에는 북미 사람들은 그냥 큰 차를 좋아하나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차츰 지켜보니 이 동네에서 가족들과 살려면 트럭 한 대는 있어야 할 것 같다. 


대도시는 어떤지 몰라도[각주:1] 뭘 하나 사도 공짜로는 배달을 안 해주니 필요하고, 애들 데리고 자전거, 캠핑 용품 등을 가득 싣고 놀러 다니려니 또 필요하고, 좀 형편이 나아지면 캠핑카 사서 끌고 다녀야 하니 더욱 필요하고, 애들도 크고 약간 여유가 생기면 누구나 다 있는 배 한척 사서 끌고 다니면서 그 아름다운 캐나다 호수마다 방문해야 되니 더더욱 필요하다[각주:2]


그래서 트럭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북미에서는 트럭이 정말로 현실적인 차이고 한 집의 가장이라면 이 차가 있어야 제대로 된 아빠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나의 생각을 반영하듯이 2013년 가장 많이 팔린 차 통계를 찾아보니 통계를 발표한 언론에 따라 약간 차이가 나지만 5위 안에 항상 2~3개의 트럭 모델이 포함되어 있고, 포드의 'F-150' 모델이 부동의 1위다.



트럭을 몇 번 타보긴 했지만 직접 운전할 일은 없었는데, 이번에 트럭은 아니지만 GMC의 유콘이라는 SUV를 렌트해서 3일 정도 운전해 보았는데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덩치가 크니 여러 명이 타고, 짐을 많이 실어도 넉넉하고, 5,800cc V8 엔진이 들어가 있어 급가속, 추월 등을 할 때 여유가 느껴질 정도로 힘도 좋고, 비포장 도로를 70Km 정도를 달려도 사륜구동이라 듬직하기도 하고, 운전도 편리하고 승차감도 좋았다. 


하지만, 문제는 유지비다. 3일 동안 1,200 Km 정도를 비포장 도로 제외하면 거의 90%를 고속도로만 탔는데, 평균 연비가 6.8 Km/L, 고속도로에서 크루즈 컨트롤 켜고 정속 주행할 때 연비가 7.7 Km/L 정도 나온다[각주:3]


고속도로 평지에서는 자동으로 엔진이 V8에서 V4로 전환되어 엔진의 절반만 사용하고, 내리막 길에서는 Fuel Cut 기능이 작동해서 기름을 하나도 안 쓰고 탄력으로 운행하는데도 연비가 이렇다. 추월을 위해서 급가속 할 때는 연비가 2 ~3 Km/L까지 수직 하강한다. 새로 나온 연비를 개선한 차량이 이 정도면 구형 차량에 V8 엔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은 도대체 기름 값이 얼마나 들까?  


어디나 아빠 노릇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1. 물론 대도시는 사정이 조금 다를 것 같지만, 대부분의 중소도시 거주민은 사정이 별반 다를 것 같지 않다. [본문으로]
  2. 부자는 아니라도 그나마 벌이가 좀 좋은 사람들은 보트를 계류장에 묶어둘 수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집 마당에 뒀다가 여기저기 끌고 다니면서 즐긴다. [본문으로]
  3. 엔진 RPM은 크게 신경을 안 썼는데 시속 100 Km/h 정도에서 1,500 이하였던 것 같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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