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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상살이/2014 세상살이

[캐나다]Pet cricis, 애완동물 때문에 생긴 북새통?

sealover 2014. 10. 21. 05:30

캐나다에 살면서 접한 가장 흔한 대화 주제가 '애완동물'이라고 생각한다. '날씨'가 쌩판 모르는사람과 말을 트는 편안한 주제라면, 이름 정도는 알게 된 사람과 친분을 키우는 강력한 대화 주제는 단연 애완동물인 것 같다. 여기도 애완동물을 안 키우는 사람이 있지만, 내 주변 사람들은 거의 다 개를 키운다. 고양이도 많이 키우지만 아무래도 개를 키우는 비율이 높다. 


그러다 보니 어쩔수 없이 남의 집 '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는데,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몇 가지 써보면, 지인이 내게 '최근 Pet crisis 때문에 굶을 지경'이라고 해서 듣게 된 이 말이 가장 먼저 떠 오른다. 애완동물들한테 지출한 돈 때문에 한 이야기다. 


그 사람이 키우던 어린 수컷 강아지를 데리고 바닷가 산책을 나갔다가, 개천과 바다가 만나는 곳의 바다에 수달 (River otter)이 헤엄치는 모습을 보자, 말릴새도 없이 강아지가 물로 뛰어들어 수달에게로 헤엄쳐 갔다. 그러다가 수달에게 한쪽 고환을 물어 뜯겨서 혼비백산해서 뛰쳐 나온 걸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서 치료시키느라 몇 천 달러가 들었다고 한다[각주:1]


웃기기도 하고 진짜 그런 일이 있나 싶어서 찾아 봤더니 수달이 자기 영역을 지키는 동물이기 때문에 누군가 자기 영역을 침범하면 개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공격도 흔한 일이라고 한다. 구글에서 'Otter attack dog' 세 글자로 검색하면 수 많은 사례들이 나온다[각주:2]. 개가 물에서 헤엄치느라 허우적거릴 때 물 속에서 보면 수컷 생식기가 달랑거리면 무방비 상태로 있으니 쉬운 공격 대상이 되는것 같다. 


<수영하는 독일의 세퍼드 훈련견>[각주:3]


그 며칠 후엔 오래 키운 늙은 고양이의 신장에 이상이 와서 한쪽 신장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고 입원 치료를 하는데 또 몇 천 달러가 들었다고 한다. 이것도 구글에서 'Cat kidney failure'로 검색하면 꽤 흔하게 일어나는 일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각주:4]


이렇게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딸이 몰래 자기 방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온 집을 다니면서 똥, 오줌을 싸 놔서 그걸 치우느라고 또 힘들었다고 한다[각주:5]. 하여튼 갑자기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면 힘들것 같다.   


좀 특이한 종류의 개를 키우는 사람이 있는데, 산책을 나갔다가 같은 종류의 개를 키우는 사람을 만났다고 한다. 이 경우는 서로 개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고 친근하게 이름을 불러주면서 대화가 길어지는데[각주:6],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두 개의 생일이 비슷해서 더욱 좋아하면서 한참 이야기를 나눴더니 아버지가 같더라는거다. ㅋ 


그 사람 이야기가, 흔치 않은 종류이다 보니까 동물 병원에서 어렵게 수컷을 섭외해서 이 동네 암컷들 모두 불러서 거사(?)를 치르다 보니 생긴일인 것 같다고 한다. ㅋ


또 다른 사람은 강아지를 입양했는데 시력을 잃어 버리는 유전병 때문에 계속 큰 돈이 든다고 하소연하는 것을 들었다[각주:7]. 그 때의 이야기도 희귀한 종류들은 아무리 애를 써도 유전자 Pool이 작을 수 밖에 없으니 유전병 발생 확률이 높다고 평범한 종류를 키우는게 좋다고 한다. 유전자 풀을 키우기 위해서 새끼를 가능한 멀리 입양보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또 다른 사람은 원치 않는 애완동물이 늘어나서 고민인 경우다. 여자 혼자서 아들 둘을 키우느라고 힘 들었는데, 둘 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을 떠나버려서 드디어 개를 한 마리 키우기 시작했다. 큰 아들은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데 작은 아들은 좀 가까운 곳에 산다고 한다. 


작은 아들이 여자와 살다가 헤어질 때 마다[각주:8], 아들이 또는 살던 여자가 키우던 애완동물을 가져와서 한 달 정도만 맡아주면 자기들이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한 번도 찾아간 적이 없다고 한다. 햄스터, 앵무새 등이 있는데[각주:9], 햄스터는 수명이 길지 않으니 참겠는데 1살짜리 앵무새는 수명이 15년이라고 해서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무상으로 주겠다고 여기저기 광고도 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결국 키운다고 한다.


한번은 오늘 저녁에 급하게 파티를 할텐데 시간이 되면 오라는 이 메일이 왔다. 할 일도 없고 해서 갔더니, 외딴 섬에 살면서 범고래를 연구하는 사람들인데 계획에 없던 일로 하룻밤 지낼 일이 있어서 다들 모였다고 한다. 그러려니 하면서 이것 저것 주워먹으면서 있다가 사연을 들어보니 개 때문이다.


개를 한 마리 구해서 키우려고 사람들, 특히 이웃들과 잘 지내는 문제 때문에 개를 훈련소에 맡겼다가, 오늘 훈련 마치는 날이라서 찾아가려고 했는데 최종 시험에 탈락해서 일주일을 더 훈련소에 맡겨야 햐서 이런저런 일이 생기면서 늦어졌다는 이야기를 한다[각주:10]


훈련소에 맡기는 일이 개 키우는 의무 사항인지는 안 물어봤는데, 개 키우는 사람들은 모두 개 훈련소 교관을에 대해서 누가 잘 하니 어쩌니 하면서 입을 대는 것을 보니 무척 일반적인 일인 것 같기는 한데... ㅋ 그런 대화가 잘 적응이 안된다.               


이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절대 애완동물 키우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얼마나 지극 정성으로 키우는지 이 사람들처럼 애완동물을 아껴줄 엄두가 나지를 않는다. 그리고 한 생명을 거두어서 키우려면 이렇게 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너무 과한 건 반대다.


  1. 이 일로 이 개는 고환이 한 개만 남았다. 생식기능에는 이상이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런지... [본문으로]
  2. 신문기사 Otter attacks dog; http://www.canada.com/vancouversun/news/story.html?id=64db753f-9b32-4c98-9c37-a910588ca869 논문, A REVIEW OF VIOLENT OR FATAL OTTER ATTACKS; http://www.otterspecialistgroup.org/Bulletin/Volume28/Belanger_et_al_2011.pdf [본문으로]
  3. 사진은 무료이미지를 제공하는 pixabay에서 가져왔다. http://pixabay.com/en/german-police-dog-german-shepherd-dog-235209/ [본문으로]
  4. Kidney Failure in Cats, http://pets.webmd.com/cats/kidney-failure-uremia-symptoms-cats [본문으로]
  5. 여기서는 돈 이야기는 안 하는 것 보니까, 최소한 돈이 들지는 않은듯. ㅋ [본문으로]
  6. 이런 대화의 중간에 끼어들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다. 가뜩이나 영어가 남의 말인데다가 '조지'가 뭘 했는데, '켄트'랑 산책하다가 라는 투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가족 중 한 명을 이야기하고 있는 중인지, 개 이야기를 하는지 구분이 잘 안된다. [본문으로]
  7. 개의 유전 질병도 흔한 것으로 추측된다. 구글에서 자료를 많이 찾을 수 있다. Hereditary eye disease in dogs; http://www.bva.co.uk/uploadedFiles/Content/Canine_Health_Schemes/Eye_Leaflet(1).pdf [본문으로]
  8. 평균 6개월 주기라고 한다. ㅋ [본문으로]
  9. 한 종류가 더 있었는데 생각이 안 난다. [본문으로]
  10. 물론 여기에 따른 추가 금전 지출이 발생한다. ㅋ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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