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놀자!!

[독후감] 대멸종 (When Life Nearly Died - The Greatest Mass Extinction of All Times, 2007) 본문

책을 읽자!

[독후감] 대멸종 (When Life Nearly Died - The Greatest Mass Extinction of All Times, 2007)

sealover 2010. 1. 29. 13:37
저자 마이클 J. 벤턴은 무척 신중한 사람으로 생각된다. 물론 아직 학계에서 폭넓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야기를 하다보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겠지만, 자기 주장이 강하고 배려심이 약한 사람은 그런 사실에 개의치 않는다.

이 책에서 저자는 격변론을 확신하고 있으나 주류 학자들과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론으로 격변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을 의식해서 계속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그리고 주제인 페름기 대멸종을 이야기 하기에 앞서 정말로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간다. 배우고 싶다. 이런 방식은.

먼저 지질학과 고생물학의 초창기를 설명하면서 페름기가 어떻게 알려졌는지를 알려주고 찰스 라이엘의 동일과정설과 퀴비에의 격변론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150년간 무참하게 버림받았던 격변론이 KT사건으로 알려진 공룡의 운석충돌 가설이 받아들여지면서 다시 힘을 얻게 되는 과정을 말하면서 페름기 대멸종도 격변론이 끼어들 여지가 있음을 은근히,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12개의 장(Chapter) 중에서 무려 6개를 할애해서 이렇게 격변론의 불씨를 지펴 놓고 페름기 대멸종으로 넘어간다.

페름기-트라이아스기에 대멸종이 있었다는 사실은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점진적인 진행이었냐? 급작스런 변화였냐에 대해서 아직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 저자는 대규모 화산활동인 시베리아트랩과 해양속에 갖혀 있던 탄소들의 대기 방출 (책을 돌려줘서 명칭을 잘 모르겠음, 수화기체???)로 초래된 온난화, 저산소 상태 등으로 인해서 생물들이 대규모 멸종의 길로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러한 변화가 격변 혹은 점진인지에 대해서는 서로가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지 얺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말은 그렇게 하지만 환경이란 여기저기 얽혀있는 복잡한 계를 이루고 있어서 어느 한 쪽의 변화를 다른 곳에서 상쇄하기 마련이지만 어느 역치, 기준점을 넘어서면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게 마련이다. 페름기 대멸종도 여러가지 활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그런 폭발적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할수 있다.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지금 우리가 인간이 만들어 내고 있는 6번째 멸종을 향해서 가고 있지 않나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고 나는 느꼈다. 그런데 계속 다양한 의견들을 객관적으로 담아내고자 애쓰다 보니까 자기 주장은 강하게 펴지 못한 듯하다. 이 부분은 닮고 싶지 않다. ㅋ
 
끝으로 이 책을 본 뒤, 생물을 공부하면서 지구의 역사에 그 동안 너무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진화론이라는 생물학의 보편적인 패러다임은 이제는 강한 흡인력을 가지며 많은 과학분야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물론 이 책의 저자는 고생물학자로 당연히 진화론에 정통하겠지만 진화론이라는 보편적인 패러다임을 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보편성이 걸 맞는 폭 넓은 세상에 대한 이해가 뒤 따라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게 읽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