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놀자!!

한국과 캐나다의 자살에 관한 자료 본문

지난 세상살이/2014 세상살이

한국과 캐나다의 자살에 관한 자료

sealover 2014. 10. 1. 06:47

한국과 캐나다의 차이를 알아보다가 자살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았다. 


한국의 언론에서 자주 언급하는 OECD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경제협력개발기구) 자료를 찾아보았더니,OECD Factbook 2013: Economic, Environmental and Social Statistics의 자살 관련 부분에 인구 10만명당 자살률[각주:1]에 대한 전체 평균과 우리나라, 일본, 오스트리아의 자료만 나와 있다. 


<OECD 홈페이지에 게재된 국가별 인구 10만명당 자살률 그래프>


이 그래프를 보면 OECD 전체 평균은 감소하고 있는데, 최근 우리나라의 자살이 너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 그래프가 있는 웹페이지는 2013년도 보고서의 자료를 보여주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자료는 찾을 수가 없었다. 


여기저기 뒤적이다가 『OECD.Stat Extracts』라는 싸이트를 찾아내서 접속해 보니, OECD 전자 도서관 회원에 가입한 연구소라야 접속이 된다고 한다[각주:2]. 그래도 자료 검색이 되는지 해 봤더니 다행히 된다. 


검색한 자료를 이메일로 보내달라는 신청을 했더니, 몇 분 안에 보내준다는 메시지가 뜨더니 통 연락이 없다. 할 수 없이 컴퓨터 화면에 보이는 자료를 일일이 복사해서 엑셀에 붙이고 자료를 정리했더니 만 하루가 지나서야 이 메일로 자료가 왔다 (아 놔~).


먼저 34개국 전체 자료를 Heatmap으로 그려 보았다. 하얀색은 자료가 없는 년도이고, 짙은색이 높은 자살률을 나타낸다. 헝가리, 러시아, 에스토니아, 슬로베니아 등, 국가적 격변을 겪었던 나라들이 특정 시기에 높은 수치를 보였고, 사회 복지가 잘 되어 있다고 소문난 북유럽 국가들이 대체로 늘 평균보다 높은수치를 보인다. 



일본도 꾸준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고, 우리나라는 최근에 수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 글의 관심사인 우리나라, 캐나다와 더불어 헝가리와 일본을 포함한 4개국의 자료만 성별로 구분해서 그래프를 따로 그려 보았다. 여러나라 수치의 변환점이 되는 1990년에 연두색 선을 그어서 표시했다. 


<1960 - 2012년의 OECD 자살률 통계 - 한국, 캐나다, 헝가리, 일본>


처음엔 우리나라 남자의 자살률이 높아서 의아해 했는데, 모든 나라에서 남자의 자살률이 여자보다 두 배 또는 그 이상 높다. 자살률이 높아질 때 남녀 간 자살률의 차이가 커지는 것 같았다[각주:3].  


사회과학자가 아니니 이 자료로 원인 분석이야 어렵겠지만, 이 자료를 본 느낌을 써 보면... 1980년대의 헝가리 자살률이 거의 현재 우리나라 수치의 두 배에 육박한다. 헝가리의 민주화 운동이 80년대에 격렬했고 1989년에 자본주의가 되었는데, 이들이 1980년대에 엄청 살기가 어려웠나 보다. 


80년대 헝가리 남자들의 수치가 엄청 높지만 가장 높은 수치는 90년대 중반의 에스토니아 남자들이다. 구 소련에서 독립하던 시기의 국가들 자살률이 높은데, 이게 자살인지 다른 요인인지 좀 궁금하다. 


일본은 80년대 경제 호황기에 자살률이 높다가, 소위 말하는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면서 감소했다가 정말 극심한 불황이었다는 2000년대에 들어서 자살률이 상승했다. 경제적인 요인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캐나다는 그야 말로 OECD 평균의 변화와 똑같다. 자살률만 놓고 보면 정말 속 편한, 행복한 나라인 것 같다. 


이제 남 이야기는 접어두고 우리나라 자료를 보자. 우리나라는 1990년대 부근 수치가 가장 낮게 나온다. 심지어 캐나다 보다도 훨씬 낮다. 수치도 웅변하고 있지만, 이 시대를 살아 본 느낌으로 보면 88년 올림픽 직후부터 1997년 IMF 사태 직전 까지가 우리나라가 역사상 가장 행복했던 시기가 아닌가 싶다.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국민들의 자존감도 높았다.


하지만 그 이후 계속 치솟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최근 수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현상이 일시적인 게 아니고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렇게 남여로 구분된 자료를 보고 나니까, 연령별로는 어떤지 궁금해져서 한국과 캐나다의 통계청 자료를 검색해 보았다[각주:4]. 캐나다 자료가 2011년까지 밖에 없어서 2007년부터 5년간 자료를 비교했고, 60살에 선을 그어서 표시했다.


<2007-2011 한국과 캐나다의 연령별 자살률>


이 자료를 보니 참으로 서글퍼진다. 지난 번에 『경제 지표로 생각해 본 캐나다와 한국의 삶』에서 이야기 했는데, 캐나다는 은퇴 후의 노인 부부의 연간 가구당 평균 소득이 6,175만원이다[각주:5]. 우리나라는 2011년도에 2,162만원으로[각주:6], 캐나다 노인들의 거의 1/3 수준이다.  


캐나다의 자료를 보면 이 나라도 40-50대의 자살이 많다. 하지만 55세가 지나면서 연금 받고 놀 생각에 자살이 줄어들고, 60대는 충분히 건강하다고 느끼고 연금으로 맘 편히 먹고 살아서, 70대 초반까지 자살률이 낮다. 그 이후로 다시 높아지는데, 건강 문제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도 40-50대 자살이 좀 있을텐데 노인들 자살이 너무 많아서 표시가 거의 나지 않는다. 그나마 노인들 자살이 줄어드는 경향이 보이지만 현재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별로 희망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우리나라의 공적 연금은 아직 초창기라 여기에 기대어서 노인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기는 어렵고, 그나마 최근 은퇴자들은 사적 연금을 준비한 사람의 비율이 그나마 높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로 인해 자살 수치가 줄어들고 세상이 좀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  


결론은 지난번 글과 같다. 우리나라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잘 사는 것 같아 보이지만, 공적 연금 같은 사회 보장 제도로 봤을 때, 저축 하나도 없이 겨우 집 한 채 장만한 40대 가장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경제적 여유가 더 생겨야 한다. 열심히 살자.


물론 쫓기지는 말자.


  1. 여기에서 쓰는 모든 자료는 이 10만명당 자살율로 작성되어 있다. [본문으로]
  2. 혹시 자료 검색이 안 되면 누군가에 부탁하려고, 우리나라의 회원 가입 연구소 목록을 봤더니, 꽤 많은 연구기관과 대학들이 가입해 있다. 【http://www.oecd.org/about/publishing/oecdilibrarysubscribers-abonnesaoecdilibrary.htm#Korea】 [본문으로]
  3. 눈으로 봐서야 정확히 알 수는 없고, 다음에 시간 날 때 받아 놓은 자료로 검증해 봐야겠다. 이번엔 그래프 그리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들었다. ㅠㅠ [본문으로]
  4. 그런데, 통계청 자료가 국내에서 발간되는 언론이나 학술 자료에는 모두 일관되게 기술되어 있는데, OECD 자료는 통계청 자료보다 2.3 - 5.8까지 높게 작성되어 있다. 통계청에 알려줘야겠다. 언제나 그렇지만 홈페이지 접속해서 본인 인증이 쉽게 잘 되면 빨리 알려주고, 접속 에러나고 속도 느리고 그러면 언제가 될런지는 모르겠다. ㅠㅠ 한국이 아닌 곳에서 한국 싸이트 이용하기가 쉽지가 않다. 특히, 관공서. [본문으로]
  5. $65,000 CAD 인데, 환율 950원으로 계산한 결과이다. [본문으로]
  6. 이 자료는 표본조사 자료 결과로, '노인복지법 제5조(노인실태조사)'에 따라, '노인보건복지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 및 기본지표 생산'을 위해서, 전국 표본 조사구 내 일반 주거시설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의 노인 약 10,0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조사 결과다. 동 조사는 3년 주기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2014년에도 조사가 실시된다. [본문으로]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