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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상살이/2014 세상살이

[캐나다] 병원 다니기

sealover 2014. 8. 19. 03:10

쉽지 않았던, 캐나다에서 병원 진료를 받았던 이야기를 써 본다.


이상근 증후근 때문에 고생하고 있습니다...』라는 글에서 허리가 아팠다는 이야기는 했지만, 병원에서 겪은 일은 쓰지 않았는데, 병원에 가도 내가 기대 했던 수준, 내지는 방법의 치료를 해 주지 않는다.


한국에서 지난 10여년간 일년에 3~4번 정도 허리 통증이 주기적으로 발생했는데, 그 때마다 병원을 가면 의사가 근육이완제를 주사해 주고, 물리 치료를 해 주면서. 척추에 이상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허리가 약하니 허리 강화 운동을 하라고 주의를 주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이면 씼은 듯이 나아버리니 아프면 병원에 가고 별도의 운동은 안했다.


캐나다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2013년 봄에 허리 통증이 나타났는데, 진료한 의사가 허리가 약하니 운동으로 극복하는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런저런 원인과 운동 요법에 대한 설명만 하고 아무런 치료를 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2013년 여름에 엄청난 통증이 찾아와서 병원에 다시 갔더니 많이 아프냐면서 소염제, 진통제, 근육이완제를 처방해 주면서 먹으라고 하고는 여전히 운동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못 참고 물리치료사를 찾아가서 치료를 받으면서 정말 의사들이 내게 해 줄수 있는 일이 없었나?하는 생각과 불신이 생겨났었다.


그렇게 8월 무렵부터 치료를 했지만 다리 저림은 전혀 나아지지를 않아서, 10월에 다시 의사를 만나러 갔다. 그랬더니 이제는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면서 MRI 촬영을 의뢰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11월에 병원에서 편지가 왔다.


내용을 보면 2013년 11월 5일에 예약이 확정되었는데[각주:1], 촬영일은 2014년 6월 6일이다. 거기에 년도를 잘 보라는 문구가 있는 것을 보면 12개월 이후로 잡히는 예약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국인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1년 이상 기다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헐~



더 이상의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운동을 더 효과적으로 잘 하는 방법을 찾으면서 이리저리 정리한 글이 『몸통, 허리, 골반을 바로 잡아 보자.』라는 글이다. 운동을 해서 차도가 있는지, 그냥 시간이 흘러서 차도가 있는지는 잘 몰라도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이 들긴 해도 다리 저림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다가 2014년 3월 말 경에 오른쪽 어깨가 안 좋아졌는데, 좀 참다가 너무 힘들어서 병원을 찾았다. 그 때 병원을 다녀와서 쓴 글이 『오십견, 회전근개 파열, Swimmer's shoulder, Frozen shoulder, and Adhesive capsulitis』이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설명만 잔뜩 해주고 치료는 안 해준다. 에효~ 그나마 손상이 있는지알아보게 초음파 검사를 해 보자고 한다. 이건 손님이 많지 않은지 5월 초순에 예약이 잡혔다고 편지가 와서, 검사를 하고 5월에 의사를 만났더니 이상이 없다고 하면서 완치에 4년 정도 걸리니까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고 한다.


이 때 다리 저림에 대해서 물어보면서, 여전히 큰 차도가 없는데 이렇게 계속 다리가 저려도 이상이 없냐고 물으니 괜찮다고 한다. 그래서 MRI를 앞 당겨서 찍을수 없냐고 물으니, 사비로 공공 병원에서 촬영을 하면 $500, 밴쿠버에 있는 개인병원에 가면 $300인데 찍고 싶으면 찍으라고 한다. ㅋ 이미 7개월이나 기다렸고 이제 한 달 남았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고 했다. 걱정이 되면 허리 전문의를 만나보겠냐고 물어보는데 $100이 든다고 한다. 아 놔~ 그것도 No, thank you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MRI를 찍고 결과가 나왔으니 병원에 들르라는 전화를 받고 병원에 갔더니, 이상 없으니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고 한다. ㅋ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는 한국 병원에 익숙해 있다가, 이 동네 병원을 다니려니 속 터지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니었지만, 허리 통증이 있는 내게는 한국보다 이 동네 병원이 더 근본적인 치료법을 제시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여기도 단점은 있다. 암 환자가 오랜 시간 동안 검사를 기다리다가 악화되어서 세상을 떴다는 소문도 있고[각주:2], 실제로 주변에 아이의 팔이 부러졌는데 이틀을 기다려서 수술했다는 사람도 있다.


아 그리고 이건 다른 이야기인데, 내가 2013년 허리가 아팠을 때, 구급차를 부르려다 통증이 가라 앉기를 기다렸다가 내 발로 병원에 갔다고 헀더니, 직장 동료가 구급차를 타고 가면 나중에 병원 진료 기록을 검토해서 진정한 응급이 아닐 경우 사용료가 청구된다고 한다. ㅋ 내 경우 구급차를 탔다면 아마 $80 정도 나왔을 거라고 이야기 해 준다.


이런 구급차 제도는 우리나라도 시행하면 좋겠다.


여튼 요약하면 이렇다. 이 동네 의사는 입만으로 산다[각주:3].

  1. 2013년 3월 허리 아픔 ⇒ 운동이나 하시오.
  2. 2013년 8월 허리 재발⇒ 더 아프면, 더 운동 하시오.
  3. 2013년 10월 허리 계속 아픔⇒ 정 아프면 2014년 6월에 허리 검사 합시다.
  4. 2014년 4월 어깨 통증⇒ 운동이나 하시오.
  5. 2014년 6월 허리 검사⇒ 별일 아니니 계속 운동이나 하시오.


  1. 병원 진료가 10월 말경이었으니 예약이 잡히는데도 1주 이상이 소요되었다. [본문으로]
  2. ~카더라 통신이라서 나도 반신반의 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병원을 겪어보니 정말 그럴듯 하게 들린다. [본문으로]
  3. 설마 이 글을 글자 그대로 믿는 사람이 있지는 않겠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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