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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상살이/2014 세상살이

건강한 허리를 가지는 방법

sealover 2014. 10. 17. 08:38

허리 통증에 관한 글이 내 블로그에 몇 개나 있는지 찾아보니 4개가 있다.

아마 이번 글이 허리 통증에 대한 마지막 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여태까지 허리 통증에 관한 글들을 많이 읽었지만 왠지 약간 모자란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이제 더 이상 자료를 찾아보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가지게 만든 계기는 재활 의학을 전공하시는 서울대학교 정선근 교수의 강의인데, 여기서 소개하고 자료를 정리해 둔다. 강의 자료는 아래의 두 개인데 하나는 허리, 다른 하나는 목에 관한 강의인데 주요 내용은 거의 같고, 허리 부분이 자료의 완성도가 높다. 두 강의 모두 시간내서 보길 권한다[각주:2]. 재미도 있다.

강의 내용 중, 허리 통증에 대해서 인류가 안 지가 얼마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허리 디스크가 튀어나와서 허리 통증이 유발된다는 사실이 Mixter and Barr에 의해서 1934년에 밝혀졌다.

Mixter, W. J., & Barr, J. S. (1934). Rupture of the intervertebral disc with involvement of the spinal canal. N Engl j Med, 211(5), 210-215.

그 후 60여년이 지나는 동안 디스크 통증 완화를 위한 수술은 많이 했지만, 정확한 통증의 원인은 모르다가, 1993년에야 Olmarker 등이 신경에 가해지는 압착 등의 물리적 원인이 아니라, 터져나온 수핵이 화학적으로 신경을 손상 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Olmarker, K., Rydevik, B., & Nordborg, C. (1993). Autologous nucleus pulposus induces neurophysiologic and histologic changes in porcine cauda equina nerve roots. Spine 18 (11), 1425-1432.

그리고 1996년에 Komori 등이 아무런 치료 없이도 6개월이 지나면 63%의 디스크 탈출 환자들이 저절로 치료가 되는 것을 확인했고 증상이 심할 수록 더 잘 나았다고 한다[각주:3].

Komori, H., Shinomiya, K., Nakai, O., Yamaura, I., Takeda, S., & Furuya, K. (1996). The natural history of herniated nucleus pulposus with radiculopathy. Spine, 21(2), 225-229.

더구나 Carragee 등이 허리가 멀쩡한 75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단순히 디스크에 바늘을 한번 찌른것 만으로도 장기적으로 디스크를 손상시키게 된다고 한다[각주:4].

Carragee, E. J., Don, A. S., Hurwitz, E. L., Cuellar, J. M., Carrino, J., & Herzog, R. (2009). 2009 ISSLS prize winner: does discography cause accelerated progression of degeneration changes in the lumbar disc: a ten-year matched cohort study. Spine, 34(21), 2338-2345.

여기까지 강의를 들었더니 좀 황당하다. 정선근 교수도 자기가 강의하는 것과 학창 시절 배운 것은 정 반대라고 하니... 뒷 부분 강의는 「디스크 탈출-디스크 붕괴-디스크 협착」의 순서로 디스크 손상이 진행된다는 내용인데, 단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는게 아니니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다[각주:5].

요점이 허리를 가지고 치료 행위를 할 게 아니라, 저절로 잘 낫도록 보살피라는 거다. 그 보살피는 방법의 원칙과 순서는 다음과 같다.

  • 척추의 바른 배열 (척추 전만)을 유지하라.
  • 척추를 잡아주는 근육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자.
  • 척추를 잡아주는 근육을 강화하자.

여기서 드러난 게 내가 쓴 『몸통, 허리, 골반을 바로 잡아 보자.』라는 글은 세번째 단계에 해당된다. 지금 다시 보니까 허리에 통증이 있는 사람, 즉 디스크 탈출 증상이 있는 사람은 하지 말아야 할 운동이 많다[각주:6].

첫번째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운동이 맥켄지 (McKenzie)[각주:7] 신전 운동이다[각주:8]. 단순히 허리나 목을 무리가 가지 않게 뒤로 젖히기만 하면 된다. 이 운동의 유효성은 영상기술의 발달로 계속 증명되고 있는데 (Edmondston 등, 2000), 간혹 앞으로 숙이라는 자료가 있는데 절대 금물이다. 뒤로만 젖히시오.

Edmondston, S. J., Song, S., Bricknell, R. V., Davies, P. A., Fersum, K., Humphries, P., ... & Singer, K. P. (2000). MRI evaluation of lumbar spine flexion and extension in asymptomatic individuals. Manual therapy, 5(3), 158-164.

두번째에 해당하는 운동이 가볍게 복근에 힘을 계속 준 상태에서 호흡을 하면서 버티거나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다. 이 부분도 『Abdorminal bracing』으로 구글링하면 자료가 많다. 단순히 복근에 힘을 주는건데 힘을 준 상태로 30분 정도 걸을 수 있다면 엄청난 도움이 될 것 같다[각주:9].

세번째는 정선근 교수가 별로 권하지 않는다. 자세가 바르지 않을 경우 오히려 허리를 망칠 수 있다. 그리고 허리에 통증이 남아있다면 안하는 게 더 좋다. 1, 2 단계만으로도 충분하다. 더 하고 싶다면 내가 쓴 『몸통, 허리, 골반을 바로 잡아 보자.』가 참고가 될 것이다.

뭔가 마무리가 지어진 것 같아서 속이 시원하다. 운동 해야지. ㅋ


  1. 사실 얼굴이 화끈거려서 이 글은 지우고 싶다. 정말로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는 속담에 해당하는 글인데,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던 글이기도 하고, 잘못된 전제가 결과를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에 대한 거울도 되기도 해서 남겨둔다. 이제와서 보니 진짜 이상근에 이상이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 같다. 언론의 대표적인 눈끌기용 사례 중 하나일 것으로 생각된다. [본문으로]
  2. 블로그에 올리려고 화면을 여러장 캡쳐했는데, 저작권 문제도 좀 걸리고 직접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안 올리기로 했다. [본문으로]
  3. 어차피 자연 치유가 되는 거라면 많이 아플수록 더 안정을 취하니까 더 잘 치료되지 않았을까? 뭐... 그런 생각이 든다. [본문으로]
  4. 건드리면 무조건 손해라는 이야기다. ㅋ [본문으로]
  5.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허리 통증이 없을 때까지 잘 보살피면 된다. [본문으로]
  6. 가능한 빨리 일부를 수정해야겠다. [본문으로]
  7. 엄청 유명한 사람이다 보니 홈페이지도 있는데 자랑만 있고, 자료는 없다. [본문으로]
  8. 이 자료는 워낙 많으니까 따로 올리지는 않는다. 그냥 구글링하면 된다. 그마저도 귀찮으면 다음 링크 참조. http://www.optp.com/files/image/item/MEDIUM/810-2_mckenzie-low-back-exercise-poster.jpg [본문으로]
  9. 운동선수 같은 경우가 아닌, 일반인이라면 이 정도의 근육이면 건강하게 사는데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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