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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놀자!!
개요 이 영화에 대한 넷플릭스의 소개는 "미국의 경제위기 징후를 미리 포착한 약삭빠른 기회주의자들이 은행과 정반대로 투자하여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이고, 장르를 "사회 이슈 드라마 장르 영화, 실화 바탕 영화, 미국 영화"로 구분하고 있다. 틀린 구석이 전혀 없는 소개다. 줄거리도 간단하다. 그렇게 반대로 움직여서 누군가는 큰 돈을 벌었다. 끝. 넷플릭스의 소개 글에 나온 미국 경제 위기를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파생금융상품 거래가 초래했다는 사실만 추가로 알고 있으면 될 것 같다. 영화의 핵심,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소개글에서 나타나듯이 넷플릭스는 시장의 큰 흐름과 반대로 움직인 사람들이 큰 돈을 거머쥐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막걸리 유통기한 확대가 유감(?) 꽤 오래전(2013년) 외국에서 한국 막걸리를 사서 마시면 한국에서 마시던 그 맛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유통 기간이 일년이다 보니 살아있는 미생물을 제거해서 그런가보다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 후 한국에선 유통기한이 일주일인 막걸리를 즐겁게 마셨다. 그런데 언젠가 막걸리 열풍(?)이 불더니 다양한 맛의 막걸리가 보급되면서 덩달아 유통기한도 슬금슬금 늘어난다. 일주일이 9일이 되더니 다시 20일이 되더니 오늘 마신 막걸리는 30일이다.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늘어난 유통기한은 막걸리 고유의 맛 훼손 이라는 편견이 만들어진 터라 찜찜함을 떨쳐버리고자 왜 유통 기한이 늘어났는지 이것저것 뒤적여봤다. 생막걸리와 멸균막걸리의 차이 먼저 막걸리의 법률 용어는 탁주다. ⌜주세법 제5조..
시간과 더불어 무뎌지는 감정 때문에 살아가며 맞닥뜨리는 이런저런 부조리한 일들이 그럭저럭 견딜만한 일들로 변해간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견디기 힘든 게 세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인간에 대한 폭력이다. 의도적인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폭력을 뒤늦게 뉘우치기도 하고, 고의로 행한 폭력에 대한 용서를 구하기도 하지만 피해자가 겪은 고통이 덜어지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용서는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나도 가해자의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잊어버리고 싶지만 가끔은 너무 견디기 힘들다. 늘 경계하고 조심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지시하는 위치에 있는 자들은 폭력의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쉬지 않고 자신을 추스려야 한다. 두 번째는 조직에..
나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소영광송, Gloria Patri》이라는 짧은 가톨릭 찬가의 한 구절을 좋아한다. 라틴어 원문은 "Gloria Patri, et Filio et Spiritui Sancto, Sicut erat in principio et nunc et semper et in saecula saeculorum, Amen."이고, 한국어 번역은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이다. 이 짧은 구절 중에서도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라는 구절이 퍽 마음에 든다. 원래 의미는 그렇지 않지만 한결같은 마음 씀씀이와 태도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라는 뜻으로 내게는 와 닿는다. 마음이 번잡하고 생각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이 말을 생각하며, 마음의 평화를 ..
장자(莊子) 인간세편(人間世篇)에 무용지용(無用之用)이란 말이 있다. 쓸모 없어 보이는 것도 그 나름의 쓸모가 있다는 이야기다. “굽은 나무가 선산 지킨다”는 우리 속담처럼 당장은 쓸모가 없어 보이지만 시간이 흘러서 쓸모를 가진다는 뜻도 된다. 특정 시공간에 존재하는 인간과의 관계에서 쓸모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시공간을 달리하면 쓸모가 있을 수 있다. 기초 과학 연구에 대해 생각할 때 자주 떠오르는 게 바로 "무용지용"이다. 과학(무용)이 기술(지용)로 이어지면서 쓸모가 생기는 사례가 많다. 전자기학에 대한 수 많은 학자(패러데이, 맥스웰, 헤르츠…)들의, 재미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당시 기준으로 쓸모없는 연구 결과들이 현대 산업 사회의 실용 기술에 끼치는(현재 진행형이다.) 영향은 엄청나다. 기술이 ..
내 머리 속의 에너지 과소비 기관인 두뇌가 기억 및 계산 용도로는 단순한 전자기기보다도 성능이 무척 떨어진다는 사실을 최근들어 더욱 절감하고 있다. 사람 두뇌가 가진 기본 구조나 작동 방식이 20만년 전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부분 현대인은 우리가 선사시대 사람들보다 더 똑똑하다고 느낀다. 왜 그럴까? 문명이 만들어 낸 보조 장치(현미경, 망원경, 자동차, 컴퓨터…)와 누적된 학문적 성과들을 나의 능력으로 착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예를 들면... 상대성 이론은 우주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증진시켰고, 나는 그게 뭔지 도통 모르지만 내가 성취한 결과물로 착각하고 있다. 선사시대 사람들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구성하는 식물과 동물의 모양, 특징, 생태를 기억하고, 그러한 정보를 바탕..
작년 봄 입대한 아들이 제대했다. 건강해 보인다. 대견하고 안심이 된다. 어떤 생활을 했나 궁금한데 뭘 물어보려고 해도 얼굴을 볼 수가 없다. 야간 근무가 몸에 뱄는지, 오전 취침, 야간 활동, 새벽 귀가를 이어가고 있다. 벌써 한달째다. 몸은 어떠냐고 물어보니 삽질로 다져진 근육이 보이지 않냐고 되물어본다. ㅎㅎ 바깥에서 보기에 꽤 무난한 군생활이었다. 입대와 동시에 휴대폰 사용이 허용되어 평일 일과 시간 이후와 휴일에는 통화가 가능했다.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이 사회와 격리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무척 힘든 일인데, 가족, 사회와 소통을 이어갈 수 있어서 심리적으로 무척 도움이 많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전화를 잘 안받아서 애 엄마는 소통 부재를 짜증스러워했다. 그리고… 동기들끼리..
건강을 위해 내가 직접 하는 유일한 투자가 매일 아침 하는 수영이다. 집사람이 챙겨 주는 영양제도 몇 가지 있는데 주는대로 잘 먹는다. 건강보다는 다른 이유가 더 크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 때문에 지난 2월부터 수영장에 못 가게 되었다. 며칠 쉬다가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달리기는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하지만, 수영에 비하면 너무 힘들어서 멀리하던 운동이었는데 별 도리가 없었다. 절대 무리하게 달리지는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처음 일주일은 달릴 때마다 숨이 차서 죽을 것만 같았다. 호흡에 약간 여유가 생긴 후에 내가 어떤 자세로 달리고 있나?하는 의문이 생겨서 바른 자세로 달리는 법에 대한 자료를 이것저것 찾아 보았다. 자료를 먼저 찾아본 후에 달리는게 현명한 방법일텐데... ㅋ 제일 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발표하는 적색 목록에 따르면 독도 바다사자(Japanese Sea Lion, Zalophus japonicus)는 멸종했다(Lowry, 2014). 이 자료는 Rice (1998)를 인용하며 1951년 독도에서 50 ~ 60마리가 발견되었고 1974년과 75년에 미확인 발견 보고가 있다고 한다. Lowry, L. F. (2014). Zalophus japonicus. The IUCN Red List of Threatened Species 2017 [Data set].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https://doi.org/10.2305/IUCN.UK.2017-1.RLTS.T41667A113089431.en Rice,..
고등학교 1학년 때 일이다. 그 시절에는 교련이라는 과목의 수업이 있었다. 수업 내용은 기초 군사 훈련이다. 교실에서는 기초 군사학을 배우고 운동장에 나가서 제식 훈련과 총검술을 익혔다. 또다시 6.25같은 큰 전쟁이 나서 고등학생들까지 전선에 투입될 경우, 최소한 총알받이는 면하게 해 주자는 취지의 과목이다. 전쟁준비라고 말해도 큰 차이는 없을테지만... 이 동영상을 보면 어느 정도 상상이 간다. 대한뉴스 제 1087호-교련 종합실기대회. 이제 갓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에게 나란히 줄을 맞춰 같은 동작으로 움직이는 제식 훈련은 무척 생소하고 어렵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1년에 한 번 군인들이 이 훈련의 성과를 직접 평가하고, 만일 불합격이 될 경우 합격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게 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