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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상살이/2011 세상살이

IATTC, 노학자의 은퇴 (Patrick Tomlinson)

sealover 2011. 5. 13. 04:59
IATTC라는 태평양 동부의 다랑어 자원을 관리하는 국제수산기구에서 열리는 과학자문회의에 참석 중이다. 

회의 시작할 때부터 'Pat'의 은퇴식에 대해서 이야기 하더니 목요일 점심에 간단하게 하기로 했다. 이런 국제회의에 오면 흔히 있는 일이라서 밥 값 안내고 점심을 먹게 되겠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11시 30분에 서둘러 회의를 중단하고 파티를 하러 갔다. 늘 그렇듯이 지인의 은퇴자에 대한 약력 소개와 감사 인사가 이어지는데, 그 사람이 Pella-Tompson 모델이라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모델을 개발하고 학계에 영향을 끼친 학자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야... 교과서에 이름 나오는 사람을 보다니!"라고 생각하면서 사진을 하나 찍었다. 뭘 또 먹지를 생각하면서.... 

그리고, Pat의 감사인사가 이어지는데 감정이 복 받쳐서 말을 잘 이어가지를 못하다가, 젊은 날 이 길, 수산자원관리 연구의 길로 들어가기까지의 이야기를 하는데...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집에 돌아와서 대학에 진학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면서, 나도 감정이 복받쳐 오른다.

그가 케잌을 절단하고서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은 뒤, 조용히 테이블로 돌아가 앉았을 때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니 감사 표시를 했다.

나; 전 한국에서 왔고, 이 회의에 처음 참석했습니다.
Pat; (웃으며) 난, 마지막 회의라우...
나; 한국전에 참전하셨다니, 정말로 감사합니다. 당신의 봉사때문에 제가 여기에 올 수있었습니다.
Pat; 1952년 이었지. (잠시 나를 보더니) 즐거운 파티가 되길 바래...
나; (뭐라 더 할 말이 없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 돌아오는데 정말 답답했다. 영어를 더 잘했으면 하고 느낀 순간 중 하나였다. 짧은 순간 함축된 표현으로 그를 감동 시킬 수 있었더라면...

그의 은퇴가 평안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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