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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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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제목과 같은 질문을 받을때면 답변이 궁색해서 나 자신이 옹색하게 느껴진다. 이 때마다 나무를 자주 예로 든다. 육지에 있는 나무는 극단적인 경우 다 헤아릴 수 있지만, 물 속에 있는 고래는 그렇게 하기 힘들다고... 물론 진짜로 나무를 일일이 다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위성 사진, 식생 조사결과 등을 통해서 비교적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다. 나무 숫자에 대한 자료가 있는지 검색해 보았다. 산림과학원에서 2009년 발표한 「우리나라 나무 80억 그루…소나무가 26%」라는 기사도 있고, 네이처 논문을 인용한 「전세계 나무 수는 ‘3조 그루’…그동안 추정보다 8배 많아」라는 기사가 눈에 띤다. 나무는 연구 결과가 많아서 전 세계 각지에서 연구된 자료 수집의 지루함을 견뎌낼 수 있는 열정과 통계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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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한 개체 또는 그 생물이 속한 집단의 생태, 행동 등을 연구할 때 각각의 개체를 구분해서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면 무척 다양하고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다.예를 들면 철새들의 발가락에 누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고리를 달거나 인공위성으로 위치 추적이 가능한 장치를 부착하면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동하는 경로를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다.이렇게 연구대상이 되는 동물 개체를 식별하기 위해서 인공적인 표지를 부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동물이 가지고 있는 상처나 특이한 무늬 때문에 인공적인 표식 없이도 쉽게 개체를 식별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이를 자연 표지(Natural Marker)라고 한다.잘 알려진 자연 표지로는 범고래나 돌고래의 등지느러미 모양이나 상처 등으로 생긴 흔적, 얼룩말과 물범의 뺨..
고대 이집트, 중국,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동물원의 역사는 오래되었고 그 시작과 존속은 미지의 대상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과 희소한 대상을 향한 소유욕이라는 본성에 충실한 결과다. 사람도 전시했던 과거의 동물원에 비해서 현대의 동물원은 분명히 수용 동물들과 관람객 모두에게 보다 더 쾌적할 뿐만아니라 연구, 교육, 종보존 같은 생물종의 생존에 긍정적 역할을 수행한다. 물론 수용 동물의 복지를 챙기며 생물종 보존에 기여하고자 하는 변화가 자발적이기 보다는 이기적인 개인 또는 집단의 이윤 추구라는 자본의 논리에 따르다 보니 생긴 부수적 현상이긴 하지만 그 효과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굳이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들먹이지 않아도 개인 이기심이 의도치 않게 사회에 만들어 내는 긍정적 효과의 예는 많..
제돌이를 풀어준다고 한 뒤로 평소에 해보지 않던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제돌이만 놓고 보면 불법 포획인데다가 제주도에 살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개체수가 많지 않아서 성공적으로 방류하면 참 의미있는 일이다. 게다가 이 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돌고래와 환경보호에 대해서 새로이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어서 사회적으로 의미가 크다. 이렇게 고래를 풀어주고 보호하고 지구를 살리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는데, 왜 다른 종들은 안 풀어줄까? 기본적으로 사람과의 관계, 이해 관계다. 개와 사자를 생각해보면, 이 둘은 풀어 주자는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개는 철저하게 사람이 관리하는 상태를 정상으로 생각하고, 사자는 위험성 때문이다. 돌고래는 어디에 있든 무관하니 풀어주자는 이야기가 쉽다. 하나를 더하..
서울대공원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제주도로 다시 풀어 준다고 발표한 뒤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퍽 높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이 이야기를 하는데 표현하는 한자말이 제 각각이다. 대부분이 방사 (放飼)로 쓰고 있는데 지리산 반달가슴곰의 경우처럼 육상 동물을 자연으로 풀어주는 경우에 쓰는 말이다. 방생 (放生)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는데 불교를 통해서 익숙해진 말이다.방류 (放流)란 말도 같이 사용하지만 빈도가 크게 떨어진다. 개인적으로 "방류"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바다에서 물고기를 풀어주는 (Release) 경우에는 "새끼 연어 연어 방류" 처럼 항상 방류를 사용한다. 방생은 의미는 맞지만 왠지 종교 행사처럼 느껴지고, 방사는 육상 동물에 대해 쓰는 말이기도 하거니와 국어사전에 나오는 뜻도 ..
미국에서 쓰여진 혹은 미국 사람이 쓴 진화와 관련한 책들을 읽어보면 아주 일부를 제외하고는 책의 서두에서 대부분의 저자들이 진화론의 개요를 조심스럽지만 확고히 설명한다. 자신은 과학자로서 진화론을 믿지만 워낙 다른 방법의 자연사를 믿는 사람이 많다 보니 자기 말이 맞다고 딱 잘라 말하기 힘들어서 그러려니 하는데... 나도 환경을 보호하시는 분들의 의견과 방향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말하기 조심스러워진다. 저절로 역지사지가 된다. 여하튼간 서울대공원에서 공연을 하던 돌고래 중 한 마리를 서울시장께서 풀어주겠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고 돌고래에 대해서 일반 국민들의 이해가 또 한 단계 올라서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데 대해서는 기쁘다. 대충 정리하면 잡혀온지 3년 정도 된 수컷 한마리는 약 8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