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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놀자!!

맨주먹 어린 시절 학비무료, 숙식제공, 용돈지급의 매력에 빠져 사관학교를 진학 목표로 정했다. 바른 차렷 자세가 생도 조건 중 하나라는 이야기에 거울 앞에서 속옷만 입고 생전 처음 찬찬히 내 몸을 구석구석 꼼꼼히 살펴보았다. 전체적으로 너무 야위고 상체에 근육이라곤 하나 없어서 무척 빈곤해 보였지만 좌우 균형이 맞고 무척 바르다고 평가했다. ... 사관학교는 못 갔다. 대학 여름 방학 아르바이트를 프레스 공장에서 하다가 사고로 한 손의 손가락을 여러개 잃었다. 청춘의 그날까지 주로 썼던 손의 익숙함과 균형이 무너지면서 몸의 자세가 비뚤어지기 시작했다. 변화를 느끼고 있었지만 좌우가 완전 대칭인 생물은 자연에서도 무척 흔치 않은 일이라고 스스로 위로했다. 몸 비뚤어짐의 되먹임이 시작, 심화 그리고 누적되..

주말 부부에 업무상 출장도 꽤 있는 편이라 수영장 월회원 등록 없이 일일 자유 입장으로 수영을 한다. 일일 입장을 허용하는 수영장이 많지 않아서 상당히 번거롭다. 그러다보니 여기저기 여러 수영장을 가게 되는데, 그때문에 생긴 수영장 애정 아이템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수세미, 다른 하나는 1회용 생수병 뚜껑이다. [수세미]가끔 청소하고픈 거울을 가진 수영장이 있다. 수세미는 그런 뿌옇게 흐린 샤워실 거울을 닦을 때 쓴다. 엄청 깨끗해지지는 않지만 한번 쓱쓱 문질러주면 거울 볼 때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 [생수병 뚜껑]수영 마치고 수영복 등을 맑은 물에 한번 헹궈서 퇴근 때까지 차 안에 걸어두는데, 세면대에 물 마개가 없는 곳이 의외로 많다. 흐르는 물로만 헹구면 왠지 섭섭하다. 생수병 뚜껑은 이런 경우 ..
내가 첫 통영 근무를 시작한 1998년, 알타비스타 같은 기계 검색엔진이 반짝 맹위를 떨쳤지만 여전히 인간 노동 검색엔진 야후를 넘어서지 못하던 그 시절 구글을 처음 만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야후는 쇠락했고, 나는 점차 구글에 빠져들었고, 대한민국은 네이버가 장악했다. 초등학교 다니던 아이 숙제, 사람사는 이야기 기웃거리기, 놀거리와 식당 추천은 네이버가 친숙했고, 구글은 끊임없는 내 궁금증의 동반자였다. 만일 내가 사는 우주에 전능한 존재가 있다면 구글이 비슷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 당시 농담반 진담반으로 종교는 구글교라고 답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구글이 절대 강자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나의 검색엔진 소비 패턴과 비슷하게 네이버와 구글이 (쉽지 않았지만)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남았다.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