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책을 읽자! (74)
바닷가에서 놀자!!
이 작품은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으로 이어지는 연작소설이다. 작가는 이미 발표한 식물이 되고 싶어하는 여자의 이야기에 대한 변주를 만들고 싶어서 이 소설들을 썼다고 한다. 주인공은 뜬듬없이 육식을 거부하고 종내에는 식물의 생존 방식인 태양과 물만을 자신에게 받아들이기로 하고 동물로서의 삶을 마감한다. 뜬금없이 채식주의자가 되었다고 했지만, 육식은 폭력과 맞닿아 있고 주인공이 살아오면서 겪어온 누적된 폭력에 대한 저항으로 채식주의를 선택한다는 걸 여기저기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폭력의 경험이 워낙 강렬했기에 극단적인 채식에서 결국 먹는 행위 자체를 거부하는 지경에 이른다. 나 또한 폭력과 일상의 경계가 애매한 어린 시절을 보냈기에 폭력을 무척이나 싫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성장..
재밌게 읽었다. 읽기 쉬운 건 아니다. 한 두번 더 읽어야 할 책이다. 인간이 평생 자기 뇌의 10%도 채 사용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서 나도 어린 시절엔 뇌의 활용 범위를 확장하면 슈퍼 인간이 되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가끔했었다. 아마 이런 생각의 끝판왕은 뤽 베송 감독의 2014년 영화 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재미있게 봤다. 영화는 현실을 잘 그려내면서 그럴듯한 내지는 있음직한 이야기를 풀어내거나, 아예 이 세상을 벗어난 황당한 설정 아래서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제시하면 잘 팔린다고 생각한다. 루시는 후자의 이유로 재밌게 본 사람도 있을 테지만 전자의 이유로 본 사람이 더 많았을 것 같다.이런 오해는 뇌를 생각 또는 지적 활동을 위한 기관으로 한정하기 때문에 생긴다. 생물학..
누구나 다 알지만 정작 읽은 사람은 드물다는… 고전의 정의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책. 어린 시절 읽었던 모비딕 Moby-Dick은 에이해브 Ahab 선장의 광기와 그가 흰 고래에게 작살을 겨누는 모습을 굵은 흑백의 선으로 표현한 삽화로 각인되어 있다. 언젠가부터 모비딕은 미뤄둔 숙제처럼 내 뒤를 따라다녔다. 몇 번이나 책을 들었지만 강렬한 첫 문장과 달리 이후 이어지는 난해하고 지루한 서술들과 책의 두께 때문에 슬며시 놓고 말았다. 굳이 재미없는 책을 억지로 읽을 필요는 없다는 태도 변화와 직접 읽지 않고 얻은 지식들로 모비딕과 향고래잡이 Yankee Whaling에 대해서 알만큼 안다는 이상한 자신감으로 인해 굳이 읽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린 시절 모비딕을 재미있게 읽고 ‘흰 고래 ..
예전에 읽고 "일본인이 보여주는 이중성은 윗 사람의 명령에 대한 맹목적 복종 때문이다." 정도로 책의 내용이 기억에 남아 있었다. 책 제목도 그래서 국화와 칼을 대비시켰다고 생각했다. 옮긴이가 이런 나의 기억이 이 책에 대한 오독이라고 콕 찍어서 이야기하고 있다. ㅋ 새로 읽었으니 느낌을 다시 써야죠... ㅎㅎ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역시 목차만한 게 없다. 제1장 연구과제: 일본 제2장 전쟁 중의 일본인 제3장 각자 알맞은 자리를 취하기 제4장 메이지유신 제5장 과거와 세켄에 빚진 채무자들 제6장 의 온가에시 제7장 제8장 오명 씻어내기 제9장 닌죠의 세계 제10장 덕의 딜레마 제11장 자기 훈련 제12장 어린아이는 배운다 제13장 패전 후의 일본인 저자는 일본인의 특징을 이렇게 요약한다. 자기에..
이 책의 핵심 중 하나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뇌의 역량 한계를 잘 파악하고, 아웃소싱으로 문제를 해결하라."이다. 인류가 도구라는 아웃소싱을 통해 개인의 이동거리(교통 수단), 운반하는 화물의 양(화물 운반선), 수학 계산 속도(컴퓨터), 눈으로 볼 수 있는 크기(현미경)와 거리의 한계(망원경) 등등에서 막대한 역량 확대를 이루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성취는 인간의 신체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알맞은 방법을 찾아서 도구를 제작하여 이룬 성과들이다. 그래서 저자는 뇌에 대해서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다 또는 하자고 이야기 하고 있다. 뇌가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은 한계가 있으며, 한번에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길지 않다. 흔히 이야기하는 멀티 태스킹은 뇌의 구조상 불가..
마음에 드는 책이다.사실 자기 계발서는 잘 읽지 않는다. 대부분 좋은 말이 쓰여져 있다.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고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책의 효용이 무척 달라지기도 한다. 대중 가요의 사랑 노래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오늘의 운세란에 적혀있는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유달리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아들러 심리학?, 아들러의 주장이 평소에 내가 살아오면서 이렇게 저렇게 느끼고 고민하면서 실천하려고 했던 것들을 정리해서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 책 읽는 내내 편안했고 나랑 잘 맞다고 느꼈다. 직장생활을 3년 정도 하고 나서 무척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생활을 하고자 ..
우연히 이 책의 저자인 고미숙 씨가 열하일기에 대해서 강의한 동영상을 보고 나서 흥미가 생겨서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연암 박지원의 ‘광 팬(?)’이다. 연암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그 당시의 사대부들과 달랐을뿐만 아니라 그의 문장도 퍽이나 달랐다. 정조가 “문체반정”을 지시하여 바른 문장을 쓰도록 할 정도였다니 당시엔 대단했나 보다. 한문 문장을 이해할 수 있다면 저자와 더 공감할 수 있었을텐데 조금 아쉽다. “중국견문록”으로만 알고 있었던 열하일기가 톡톡튀는 목소리로 시대의 변화를 요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로이 알았고, 그 당시 조선의 지도층이 가진 한계(?)랄까 답답함이 느껴져서 좀 우울했다. 하나의 문화권에서 오랜 시간동안 형성되면서 내림으로 전해지는 문화적 자기 복제자, 밈 (Meme)의 ..
역사상 파장이 컷던 금융 투기들을 자세히 설명한 책이다. 새로운 투자 대상이 나타날 때 마다 사회가 일종의 광기에 휩싸여서 투기에 접어들었다가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면서 막을 내리는 과정들이 역사적으로 반복되었다. 이러한 투기의 역사는 일본에 대해서 설명한 아래 468쪽 본문에 요약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 기업들이 앞다투어 발행했던 신주인수권부 사채는 1720년대 사우스 시의 채권의 주식전환을 떠올리게 했다. 양쪽 모두 선순환 작용에 따라 주가가 오르면 신주인수권의 가치가 오르고, 이는 다시 주식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일본 증권사들이 앞다투어 만들어냈던 테마주도 사우스 시 버블 당시 테마였던 버블기업과 비슷한 현상이다. 또 일본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출자지분을 자본으로 계상시켜, 주가가..
Black Beauty라는 이름의 말이 자기의 일생을 1인칭 시점에서 서술하는 책이다. Black Beauty 인쇄본들을 스캔한 자료에서 가져왔다.Anna Sewell (1820 - 1878)이라는 영국 작가가 썼는데, 1877년 11월 이 책을 발표하고 이듬해 4월에 그녀는 세상을 떠났다. Anna가 14살 때, 학교 다녀오는 길에 양 쪽 발목을 다쳐서 더 이상 걸을 수 없게 되자, 마차가 그녀의 중요한 이동 수단이 되었고, 이 때문에 말에 대한 관심이 커졌을 거라고 이야기 한다.지금은 아동도서로 여겨지고 있지만 이 책을 쓴 그녀의 의도는 말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말을 잘 대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이러한 작가의 일생과 이 책의 집필 의도에서 책의 내용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Black B..
어릴 때 읽기는 읽었는데 도통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도 별로 없었던 그런 책이었다. 그런데 살면서 매트 리들리의 붉은 여왕 (http://sealover.tistory.com/77) 등 앨리스 이야기를 퍽이나 자주 듣게 되면서 한 번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여전히 관심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러다가 애가 빌려온 책을 보고서 욕심이 나서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어릴 때보다는 더 재미가 있기도 했지만, 영어로 하는 말장난(?)이 무척 많은 터라 이걸 우리 말로 번역하기가 참 난해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 여기서 나오는 말장난이나 7살짜리 아이의 호기심이나 행동이 영어권 아이들에게는 충분히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번역을 잘해도 우리 말로 읽으면 재미가 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