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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운동화 신은 뇌(Spark Your Brain, 2009)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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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운동화 신은 뇌(Spark Your Brain, 2009)

sealover 2010. 9. 1. 13:33

책 제목을 보자마자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운동이 몸에 주는 혜택에 대해서 막연히 알고 있었지만 확인할 길도 없고 체계적인 정보도 없던 터라 이 책이 그런 궁금증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책을 빌리고 서평을 보니 "KBS '생로병사의 비밀'이 300회 특집으로 다룬 화제의 책"이라고 되어 있다. 저자는 정신과 분야의 전문적인 자료를 본인의 임상 경험과 가족사까지 예로 들면서 찬찬히 이야기 해 주고 있어서 읽기에도 무척 편하다.

기본적인 책의 뼈대는 인류가 장거리를 움직이고 두뇌를 사용하면서 생존하도록 진화하여 왔으며, 더 이상 움직임이 없어진 현대인들이 운동을 통해서 움직임을 줄 경우 신체의 균형이 좋아지는데, 특히 뉴런이 재생되고 뇌의 용량이 늘어나면서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진다는 이야기다.

이 책 내용 중 가장 맘에 드는 내용은 운동을 통해서 뉴런이 재생된다는 부분이다. 가소성이라는 이야기는 꾸준히 들어왔지만 책을 읽을 수록 신뢰성 가는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하니 참으로 기분이 좋다. 음주를 하는 나로서는 음주의 해악을 잘 알고 있던 터라 계속 찜찜했는데 그 나마 유산소 운동으로 회복의 가능성이 있다니 무슨 면죄부를 받은 느낌이다. ㅋㅋ

34쪽에 네이퍼빌의 체육교사 필 롤러가 한 " 우리 체육교사들은 뇌세포를 만들어 내지요. 그 속에 내용물을 채워 넣는 것은 다른 교사들 몫이고요."라는 말에서 나오듯이 운동으로 생물학적으로 활성화된 뇌에 정보를 제공하여 뉴런의 연결을 강화하는 2차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학생이라면 공부를 하면 되고 아니라면, 313쪽에 나와있듯이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좋다. 자원봉사는 사회적인 접촉을 하고 그 과정에서 뇌에 자극을 받는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자원봉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는 활동은 모두 건강하게 오래 사는데 도움이 된다.

사망 후 시신을 의학 연구에 기증하기로 한 85세에 사망한 인지력이 상위 10%에 들었던 명철한 베르나데트 수녀의 뇌를 해부한 결과 심한 알츠하이머병에 걸려있었다. 심지어 아포리포단백질 E4 변이유전자까지 있었다. 결국 정신이 계속 깨어 있으면 물리적으로는 심각한 치매에 걸려 있더라도 뇌의 다른 부분이 충분히 제 역할을 수행한다는 이야기다. 뇌도 근육과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196쪽 ADHD도 알아두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주의력 가변성 장애, 즉 주의력에 일관성이 결여된 상태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리고 183쪽을 보면 역설적이게도 이처럼 복잡한 원인에 복합적으로 효과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운동이 정식 치료법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운동은 단순히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중 어느 하나의 수치를 높이는 것이 아니다. 진화를 거쳐 내장된 프로그램에 맞게 모두를 조절한다고 추정된다. 신경세포성장인자,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혈관 내피세포 성장인자, 섬유아세포 성장인자에 끼치는 영향도 마찬가지다. 즉 운동의 효과는 너무 다양해서 자연과학의 요구대로 한 가지 효과만을 집어낼 수 없다. ==> 이 부분도 참으로 공감이 간다.

224쪽에 보면... 1954년 캐나다 맥길 대학의 심리학자 제임스 올즈와 대학원샌 피터밀즈가 쥐의 행동방식 연구를 위해서 쥐의 뇌에 전극 막대를 삽입하고 실험하다가 실수로 측좌핵 언저리에 전극을 넣어서 이곳이 보상센터임을 발견했다. 성행위는 보상센터의 도파민을 50-100퍼센트 늘려주는데, 코카인은 500-800퍼센트 늘려준다. 마약은 측좌핵에서 수상돌기를 만발하게 하여 시냅스 연결을 늘린다. 이런 구조가 형성되면 마약을 끊은 뒤에도 몇 달, 심지어 몇 년동안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중독은 잘못된 보상 회로를 강화하는 학습을 엄청나게 잘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일단 구조변화에 따른 적응을 하게되면 전전두엽 피질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행동 억제 능력을 잃어 버린다. ===>자주 들었던 이야긴데 출처가 확인되어서 기쁘다.

328쪽이 특히 재밌다.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뱃살 빼는 비결을 알았다고 하면서 내가 자주 강조한 부분인데, 격렬하게 운동하고 싶다면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라. 최대심장박동 수치에 근접하면 특히 무산소운동 범위에 접어들게 되면 뇌하수체가 성장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이게 왜? 어디에 좋은지를 설명할 필요는 없겠죠. 극한 운동을 오래 할 필요없다. 단지 중간 중간에 전력 질주를 하면 된다. 성장호르몬은 뱃살, 배의 지방을 없애준다. 무산소 운동에 대해서는 주로 동물 실험을 하다 보니까 아직 자료가 많지 않지만 이제는 PET 등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한 실험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므로 곧 밝혀지리라 예상한다.

역자의 이력도 특이하다. 고려대 의예과를 수료하고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하여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젠 번역가라니... 번역에 필요한 학습은 많이 하신분 같다. 번역도 좋다. 아이에게 이야기는 해 줄 생각이지만, 아이가 네이퍼빌과 타이퍼스빌 고등학교의 이야기를 다룬 1장이라도 읽었으면 좋겠다. 수업 전에 체육을 해서 몸과 뇌가 깨어나도록 한 후에 수업을 했더니 아이들의 사교성이 높아져 폭력도 사라지고 성적도 올랐다는... 여튼 재밌는 책이다.

 

Image by Elisa Riva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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