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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상살이/2008 세상살이

▶◀ 외할머니를 보내며....

sealover 2008. 8. 4. 17:45

지난 7월 27일 밤 늦게 외할머니가 우리 나이 90살로 돌아가셨다.

이미 건강이 많이 좋지 않아서 병원에 누워 계셨던 터이라 갑작스러움은 덜했지만 슬픔이 덜할 수는 없다.  

영안실에 가서 할머니를 보내드리는 의식과 절차를 하나 둘 밟아가면서 편안하고 좋은 길 떠나기시를 바라면서 당신에 대한 기억을 되돌아 보며 행복하셨던 웃으셨던 모습을 떠 올리려고 하는데 할머니가 웃으셨던 기억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나를 당황스럽게 했다.

무척 애를 써서 어린 시절부터 기억을 해 보아도 웃으시는 모습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최근 기력이 쇠하신 뒤로는 증손자들이 찾아가면 애들을 향해 웃어주셨는데 당신이 세상을 살아가실 때 무표정하신 얼굴로 계신 때가 더 많았다는 사실이 자꾸 맘에 걸린다.

황해도에서 태어나셔서 6.25 때 남쪽으로 내려와 목포와 제주도를 거쳐서 부산에 정착하셔서 나머지 생을 보내셨다.

어머니 위에 이모가 한분 계시고 어머니 아래로 외삼촌이 세 분 계신다. 쉽지 않은 피난살이 탓도 있으셨겠지만 무뚝뚝한 성격 탓에 잘 웃지 않으셨으리라 생각한다.

할머니가 건강하셨을 때의 웃는 모습을 간직하고 싶다.

꿈에라도 오셔서 한번 웃어주시면 좋겠다.

편안하신 길을 가세요.

사랑합니다.    ...  살아계실 때 이 말을 한번도 못해드렸네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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