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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랜드가 일본에 수출하는 고래 고기의 캐나다 국경 통과 본문

고래(Whales)

아이슬랜드가 일본에 수출하는 고래 고기의 캐나다 국경 통과

sealover 2014. 2. 19. 04:35

얼마 전에 아이슬랜드에서 일본으로 수출하는 참고래 고기가 캐나다에서 적발되어서 캐나다에서는 조금 시끄럽다. 구글에서 "news: fin whale meat canada" 정도의 검색어로 검색하면 꽤 많은 결과를 볼 수 있다. 


거의 모든 언론이 어떻게 포획과 거래가 금지되어 있는 참고래 고기가 버젓이 캐나다 국경을 통과할 수 있냐고 흥분들 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간단히 알아보자. 


먼저 참고래[각주:1] (Fin Whale, Balaenoptera physalus)는 이름이 암시하듯이 일본과 한국에서 고래 고기 중 최고로 여겨지는 종 (種)이다. 


<참고래, 위키피디아 인용>

이런 참고래는 포경 (Whaling)에 관한 국제 조약인 국제포경위원회 (Intenational Whaling Commission, IWC)에서 포획이 금지되어 있고,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the 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auna and Flora, CITES)에서는 상업적 목적의 국제 거래가 금지되어 있는 부속서 I에 등재되어 있는 종이다.    


하지만 국제 협약의 특징을 알면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국제 협약은 가입국이 그 협약을 준수하겠다고 서명하고 가입했기 때문에 효력이 발생한다. 즉, 그 협약의 회원국이 아니면 안 지켜도 된다. 


그러면 아이슬랜드와 일본은 IWC와 CITES의 회원국이 아닌가? 회원국이 맞다. 하지만 모든 협약에는 유보 (Reservation)라는 제도가 있다. 협약에서 정한 절차[각주:2]에 따라 만들어진 규정일지라도 개별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 그 사항에 대해서는 안 지켜도 되는 제도이다.


이러한 유보 제도에 따라 아이슬랜드는 IWC의 참고래 포획 금지에 대해서 유보를 하고 참고래를 잡고 있다[각주:3]. IWC 홈페이지에서 이렇게 협약 유보 내지는 반대로 잡고 있는 고래에 대한 통계 (http://iwc.int/table_objection)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아이슬랜드와 일본은 CITES의 참고래 거래 금지 조항에 모두 유보 (http://cites.org/eng/app/reserve.php)를 했다. 


그래서 IWC 협약의 강제 없이 아이슬랜드가 잡은 참고래를 CITES 협약의 제한 없이 아이슬랜드와 일본이 거래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캐나다 국경 통과와 관련해서, CITES 협약 제7조에서 단순한 국경 통과는 협약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되어있어서 캐나다로서는 지켜보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Article VII

Exemptions and Other Special Provisions Relating to Trade

1. The provisions of Articles III, IV and V shall not apply to the transit or transhipment of specimens through or in the territory of a Party while the specimens remain in Customs control.


제 7 조

거래 관련 면제 및 그 밖의 특별 규정

1. 표본이 세관의 관할을 받으면서 당사국의 영토를 통과하거나 영토 안에서 경유 또는 환적될 경우에 제3조․제4조 및 제5조의 규정은 적용되지 아니한다.


이렇게 아이슬랜드와 일본이 다양한 국제법들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참고래 고기 거래를 성사시켰는데, 다음번엔 어떻게 될런지 궁금하다. 캐나다가 국내법으로 CITES 거래 금지 품목의 자국 국경 통과를 금지하는 것은 CITES 협약 14조에 따라서 가능한데, 이 일을 계기로 캐나다가 그런 조치를 취할지 어떨지 궁금하다. 


Article XIV

Effect on Domestic Legislation and International Conventions

1. The provisions of the present Convention shall in no way affect the right of Parties to adopt: 

(a) stricter domestic measures regarding the conditions for trade, taking, possession or transport of specimens of species included in Appendices I, II and III, or the complete prohibition thereof; or (b) domestic measures restricting or prohibiting trade, taking, possession or transport of species not included in Appendix I, II or III. 


제 14 조

국내입법 및 국제협약에 대한 영향

1. 이 협약의 규정은 다음과 같은 국내조치를 채택할 당사국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가. 부속서Ⅰ, Ⅱ 및 Ⅲ에 포함된 종의 표본의 거래, 포획 채취, 소지 또는 운송 조건에 관한 더욱 엄격한 국내 조치, 또는 이의 완전한 금지 

나. 부속서Ⅰ, Ⅱ 또는 Ⅲ에 포함되지 아니한 종의 거래, 포획채취, 소지 또는 운송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국내 조치


캐나다는 IWC를 탈퇴하고 자국 에스키모들이 고래를 잡아 먹고 있으며, 이번 CITES 총회에서 부속서 II에 등재된 상어류에 대해서 모두 유보를 표명[각주:4]한, 호주처럼 환경 보존에 과도하게 치우쳐진 나라는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무척 궁금하다[각주:5].



  1. 가끔 울산고래 고기집에서 "참고래"라고 하면서 파는 고래고기는 좋은 고래고기라는 의미지 진짜 분류학적인 "참고래"는 아니다. [본문으로]
  2. 다수결, 2/3 찬성 등 의사 결정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 [본문으로]
  3. 일본은 동 조항에 찬성했고, 과학 조사 포경으로 고래를 잡고 있다. [본문으로]
  4. 앞서 언급한 CITES의 유보 목록에서 확인 가능하다. [본문으로]
  5. 아이슬란드와 일본이 캐나다의 국내법과 이러한 전후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운송 경로로 캐나다를 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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