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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놀자!!
고래를 죽이거나 괴롭히지 않고 하는 연구? 본문
지난 7월 4일 (2012년 )파나마에서 개최 중인 제 64차 국제포경위원회 (IWC, International Whaling Commission) 총회에서 대한민국 대표가 과학조사를 위해서 한국 연안에서 포경 (Scientific Whaling)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조사 계획은 전혀 없는 선언에 가까운 발표였지만, 이 일은 국제사회와 국내에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각각 총리와 외교부 장관이 비난 성명을 발표했고, 미국은 초기에는 논평을 하지 않았지만 며칠 지나서 국무부 대변인이 우려를 표명했다.
구체적인 조사 계획은 전혀 없는 선언에 가까운 발표였지만, 이 일은 국제사회와 국내에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각각 총리와 외교부 장관이 비난 성명을 발표했고, 미국은 초기에는 논평을 하지 않았지만 며칠 지나서 국무부 대변인이 우려를 표명했다.
고래를 잡거나 안잡는 문제는 누구라도 순수한 과학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고래에 한정하지 않고 과학적인 이유에서 생물을 연구할 때, 요즘 말하는 생물의 복지를 충분히 고려한 연구가 어느 정도 가능한지 한 번 짚어보자.
생물을 연구하게 되면 최초의 관심사가 그 생물의 생김새, 외부 형태적 특징과 내부 구조의 특징이다. 그 다음이 언제, 어디에 얼마나 많은 수가 존재하는가? 하는 문제이고 이 문제들을 종합해서 그 생물이 살아가는 생물 및 무생물학적 환경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가?하는 문제이다.
생물 연구는 생물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도 있지만, 나, 즉 인간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게 일반적이며, 그런 면에서 진화학적 연구는 지적 호기심 충족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고래의 형태적 특징에 대한 연구는 포경을 하던 시기에 일반적인 사항은 거의 마무리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내부 형태 특징에 관한 연구는 사망한 개체의 해부를 통해야 가능한데 상업 포경을 하던 시기에 연구가 이루어졌고 요즘도 우연히 사망한 개체를 대상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언제 어디에 몇 마리가 있나 하는 문제는 비포획 (non-lethal) 조사로 대부분의 연구 수행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10여년간 대표적인 비포획 조사인 목시조사 (sighting survey)로 우리나라 연안에 어떤 고래가 얼마나 있는가 하는 문제에는 상당한 정도로 답을 해 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근해에서 볼 수 있는 고래들의 전체 서식 범위나 이동 경로에 대한 자세한 결과는 어느 누구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고래의 이동 범위 등을 감안할 때 무척 큰 금적적인 투자가 따라야 하는 연구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여러나라의 국경을 넘나들며 연구를 해야 하는데, 우리와 이웃한 어느 나라도 주변의 모든 국가들을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는 처지가 못 된다.
다음으로 야생 생물 연구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집단, 개체군 또는 계군 (population or stock) 연구인데 여기서 집단은 "독립적 개체수 변동의 단위"라고 표현한다. 아프리카와 인도의 코끼리가 서로 만나서 새끼를 낳거나 해서 서로의 개체수 변동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서로 다른 집단 또는 개체군이라고 생각하면 다소 이해가 쉬울 듯 하다. 요즈음은 집단 구분에 주로 유전학적 방법을 쓴다.
그 다음은 환경과의 관계, 즉 생태학적 연구다. 무생물 환경과의 관계는 내용도 엄청 다양하고 그 관계가 뚜렷하지 경우도 많지만, 생물 환경과의 관계는 거의 예외없이 먹고 먹히는 관계라고 해도 무방하다.
여기서 어떤 먹이를 얼마나 많이 먹는가?하는 문제에 이르면 거의 포획 조사 (lethal method)가 유일한 답이다. 물론 세렝게티 평원의 사자처럼 멀리서 꾸준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연구가 되는 경우도 있고, 미생물 또는 작은 생물의 경우 서식 환경을 인위로 조성해두고 조절하면서 연구할 수도 있지만, 흔한 경우는 아니다. 고래는 이 부분에 대한 비포획 조사가 거의 불가능하다.
일부에서 배설물 조사로 먹이에 대한 연구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런 연구가 가능하도록 인간의 접근을 쉽게 허용하는 고래 종류도 많지 않고 먹이 종류에 대한 제한적인 연구만 가능하고 먹는 양은 여전히 미지수다.
따라서 야생 개체를 잡아서 연구하는게 거의 유일한 해답인데, 남들은 안 잡고도 고래 연구를 하는데 왜 꼭 잡으려고 하느냐고 물으면 그건 선택의 문제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 궁금증에 답을 해야할 필요가 있고, 그 필요성이 반대하는 대중들의 의견보다 중요하다면 연구를 해야하지 않겠는가?
서구 국가들의 경우 고래를 죽이는 일은 정치적으로 워낙 민감한 문제여서, 잡아서 연구를 해서 얻는 과학적 성과보다 그로 인해 잃는 유권자 지지를 더 안타깝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떤가? ㅋ, 지금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뭐가 남는 일인지? 그런데, 수업료가 꽤 비싼 듯...
그리고 집단의 수량변동을 알기 위해서는 성비와 연령비가 중요한데, 이것도 오래 살고 넓은 곳을 돌아다니는 종들은 잡아서 연구하는게 더 편리하다. 고래보다 오래 살면서 끈질기게 추적 조사를 할 수 있으면 안 잡아도 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연구는 거의 불가능 하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해서 하나 더 보태면 혼획 개체가 워낙 많아서 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문제가 되고 있는 밍크고래 혼획개체들은 대부분이 어린 개체라서 연구표본의 대표성이 없어서, 다시 말해서 특정 연령에 대한 자료만 있고 그나마 연구가 필요한 성숙한 개체의 자료는 거의 없어서 좋은 연구가 쉽지 않다.
뭐가 더 유익한지를 판단할 때 연구 필요성이 유일한 잣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펼치는 주장은 가벼워 보이고 들어주기가 불편하다.
상대와 자기 주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대한국민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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