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놀자!!
조선왕조 실록의 고래들 본문
"왕의 남자"라고 하는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영화가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공길이라는 광대에 관한 단 한 줄의 기록을 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이야기를 꾸몄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껴서, 조선왕조실록에 고래는 과연 어떻게, 얼마나 언급이 되어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조선왕조실록 ( http://sillok.history.go.kr/) 싸이트에서 고래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보았다.
이 사이트는 태조에서 철종까지의 실록을 번역해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었는데, 국역에서 81건, 원문에서 486건의 고래라는 단어가 검색되었다. 국역은 고래로 번역이 되어있는 鯨을 찾아서 보여주는 것도 있었고 고래고래 고함치다 등과 같이 내가 생각한 고래와는 관련이 없는 단어도 있었다. 원문은 발음이 고래로 나는 古來 등을 찾아서 보여주고 있어서 별반 흥미를 끌지 못했다. 그래서 국역을 찾아서 읽어보았더니 생물로서 고래를 언급한 것은 46건 이었다(표 2).
고래를 언급한 사항을 종류별로 분류하여 보았다(표 1). 고래수염을 선사하였다와 같이 직접적으로 고래 자체를 언급한 것은 7건이었다. 특히 연산군은 고래수염을 사서 대궐에 들이게 한다든지, 고래를 산채로 잡아서 봉진하라는 명을 내리고 있어서 고래를 이용하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지만, 영조편에 고래눈과 수염을 보낸다는 언급이 있을 뿐 더 이상은 언급이 되지 않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의 기록만으로는 고래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잡았는지에 대해서는 추측하기는 곤란하였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속담이 9번 언급되었고, 술고래라든지 크다는 의미로 비유가 이루어진 것이 9건이며, 고래를 긍정적으로 묘사한 것은 단 1건인데 그것도 일본 사신이 세조를 치하하며 고래를 은혜를 베푸는 생물로 비유하고 있을 뿐, 나머지에서는 고래를 왜적이나 역적의 우두머리로 묘사하고 있어서 우리민족에게 있어 고래는 즐거운 동물은 아니었던 것으로 추측이 된다. 또한 고래를 일본과 연결시켜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였다.
표 1). 조선왕조실록에서 고래를 언급한 내용의 분류
직접 언급 |
비유 |
|||
고래 |
속담 |
부정적 비유 |
긍정적 비유 |
단순비유(크기) |
7 |
9 |
20 |
1 |
9 |
표 2).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고래 출현빈도 및 내용 요약
임금 |
검색결과 | 내용 확인 |
내 용 |
왕조실록분류 |
태조 |
1 |
1 |
명에 보내는 외교문서에서 태조의 공을 언급하며, 마한을 "고래 노는 바닷가에 있다"고 말한다. ▶ 고래 분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려나? |
외교-명, 어문학-문학 |
세종 |
6 |
2 |
상왕이 내시 최한(崔閑)을 보내어, 황엄에게 흰 숫돌과 고래 수염을 선사하였다 |
외교-명 |
|
|
|
용비어천가 등을 칭송하며, 고래를 왜구에 비유 |
어문학-문학, 예술-음악, 역사-고사, 역사-전사 |
단종 |
2 |
2 |
김종서의 변란 수습 후 이야기에서 홍윤성을 술고래에 비유 |
변란 |
|
|
|
백성을 돌볼 것을 촉구하며 "그물에 걸린 지친 고래가 마침내 어금니를 벌려 삼키려는 마음을 가지게 되고"라는 표현으로 고래를 언급함. |
왕실-궁관, 정론(政論), 변란(變亂), 군사(軍事), 사법-탄핵, 역사-고사 |
세조 |
4 |
3 |
일본사신이 세조를 치하하며 "고래가 사해(四海)를 머금으니 뭇 무리들이 그 물을 뿜어서 적셔 주시는 어지심에 모두 엎드립니다."라는 표현 사용 |
외교-왜(倭), 사상-불교, 역사-고사 |
|
|
|
세조를 기리는 노래에서 "고래 같은 물결이 이에 잠잠해지니, 우리 나라를 길이 안정시켰도다"라는 표현을 사용 |
왕실-국왕, 예술-음악 |
|
|
|
이시애의 난을 평정하고 지은 노래에서 "큰 고래가 스스로 도끼에 엎드리기를 달게 여기고"라는 표현 사용 |
변란(變亂), 어문학-문학 |
성종 |
7 |
3 |
"만일 도둑은 다스리고 중은 다스리지 않는다면, 이것은 고래는 빠뜨리고 새우를 다루는 것입니다."라는 표현에서 크고 중요한 것으로 고래를 표현 |
정론-간쟁, 사법-치안, 사상-불교 |
|
|
|
일본으로 보내는 문서에 "고래는 부릅뜬 눈이 번쩍이네"라는 표현이 있는데 단지 바다 경치를 서술하기 위한 표현인 듯 |
외교-왜, 사상-불교, 어문학-문학 |
|
|
|
수령의 비리를 책하면서 "바다의 큰 고래는 보통 낚싯대로 낚을 수 없고"라고 표현하여 중요하고 큰 것으로 고래를 비유 |
정론-정론, 행정-지방행정, 농업-전제, 재정-공물, 구휼, 인사-관리, 왕실-경연 |
연산 |
4 |
4 |
흰고래 수염 20개를 사서 대궐 안으로 들이게 하라 ▶ 고래수염을 거래하고 있다!! 어떤 목적으로? |
재정-상공 |
|
|
|
해별, 강돈(돌고래), 옥복 각 두 마리씩을 산채로 잡아 봉진하라 ▶ 어디에 쓰려고 했을까? |
재정-진상 |
|
|
|
"전라도에 바다에 연한 고을들에 명하여 고래를 사로잡게 했는데" 부안현감 원근례가 자청하였다가 잡지 못하자 파직시켰고 이를 듣고 원근례는 분하여 죽었다. |
인사-임면 |
|
|
|
술마시는 모습을 "인수는 곧 고래가 빨아들이듯이 하므로"라고 표현함. |
왕실-사급, 왕실-국왕, 인사-관리, 인물 |
중종 |
3 |
1 |
"아득한 만경창파에 고래가 물결을 일으키고" 문서 중간에 비유 표현 |
외교-명 |
선조 |
21 |
10 |
"이백은 고래타고 하늘로 날아갔다네" 문서 중간에 비유 표현 |
왕실-경연, 역사-고사, 역사-전사, 재정-창고, 재정-역, 출판 |
|
|
|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 속담인용 |
사법-탄핵, 정론-간쟁, 인사-임면 |
|
|
|
바다를 흔드는 고래(鯨鯢)의 횡포가 오랫동안 잠잠했습니다 ▶왜구를 고래에 비유 |
외교-명 |
|
|
|
하루아침에 내버려두어 고래에게 먹히는 것을 ▶ 왜구를 고래에 비유 |
외교-명, 행정-지방행정, 군사, 농업-전제 |
|
|
|
충순했던 나라가 고래의 뱃속으로 빠져들어 ▶ 왜구를 고래에 비유 |
외교-명, 외교-왜, 군사, 행정-지방행정, 재정, 교통-수운, 역사-고사, 농업-전제, 농업-양전 |
|
|
|
"고래와 악어가 숨어있고 이무기와 용이 출몰합니다"라고 바다가 거칠다는 것을 표현 |
외교-명, 외교-왜, 군사-전쟁, 군사-군정, 재정-군자, 교통-수운, 인사-관리 |
|
|
|
이기, 대마 사이에 사나운 고래가 기세를 부렸고 ▶ 왜구를 고래에 비유 |
외교-명, 외교-왜 |
|
|
|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 속담인용 |
정론-정론, 정론-간쟁, 인사-임면, 사법-탄핵, 사법-치안, 상업 |
|
|
|
군병의 날램으로 곧바로 사나운 고래를 베었다 ▶ 왜구를 고래에 비유 |
왕실-의식, 인사 |
|
|
|
사나운 고래가 갑자기 달려오니 ▶ 왜구를 고래에 비유 |
왕실-의식, 왕실-시급, 인사, 가족, 농업, 신분 |
선조수정 |
2 |
2 |
고래싸움에 새우만 죽은 격 ▶ 속담인용 |
정론, 인사-임면, 사법-탄핵, 변란-정변 |
|
|
|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 속담인용 |
|
광해 |
6 |
6 |
고래같은 흉적이 목을 바쳐 ▶ 왜구를 고래에 비유 |
왕실-국왕, 역사-편사, 외교-명 |
|
|
|
"사람됨이 패망스럽고 술고래인데다"라고 고래를 크고 부정적인 것에 비유 |
정론-간쟁, 인사-선발, 인사-임면, 행정-중앙행정, 사법-재판, 변란-정변 |
|
|
|
그물을 빠져나간 고래와 같은 자들이 되었습니다. ▶ 큰 것에 비유, 부정적 이미지 |
정론-간쟁, 사법-탄핵, 인사-관리, 변란-정변 |
|
|
|
바닷물을 내뿜는 큰 고래와 같은 자들이 ▶ 왜구를 고래에 비유 |
정론-정론, 외교-왜, 군사-군정, 호구-이동 |
|
|
|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 속담인용 |
정론-간쟁, 변란-정변, 사법-치안, 사법-재판, 인사-임면 |
|
|
|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 속담인용 |
사법-행형, 사법-탄핵, 변란-정변 |
인조 |
2 |
2 |
"돼지처럼 돌진하고 고래처럼 달려들어"라는 표현을 이괄의 난을 이야기하면서 비유함. 왜구에 빗댄 것으로 생각됨. 부정적 이미지 |
변란-정변, 사법-행형 |
|
|
|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 속담인용 |
정론-정론, 인사-임면 |
경종 |
3 |
1 |
바다넘어 고래 무찌르는 그 기상은 ▶ 왜구를 고래에 비유 |
정론-정론, 사상-유학, 인물 |
영조 |
7 |
4 |
고래의 눈과 수염을 조금 보냈다고 감세관을 벌하자 경상감사가 부당하다며 상소를 올리고, 영조는 고래의 눈 때문이 아니라고 증표로 고래눈을 쪼개어 버리게 한다. 연일포 (영일만)에서 고래 세 마리를 잡았다고 함. 흠... 어떻게 잡았을까? |
정론사법, 재정 |
|
|
|
어리석은 백성이 유혹당하여 경예(鯨鯢), 망량이 앞뒤에서 도왔습니다. ▶ 수고래와 암고래. 고래는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으므로 악인의 우두머리를 비유하는 말로 쓰임 |
왕실-의식, 변란, 의생활, 어문학 |
|
|
|
마침내 경예에게 주륙을 행하였다. ▶ 수고래와 암고래. 고래는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으므로 악인의 우두머리를 비유하는 말로 쓰임 |
왕실, 변란, 사법, 어문학 |
|
|
|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신체를 고래의 밥으로 만든다면"으로 부정적 이미지로 고래를 묘사 |
사법-행형, 사법-법제 |
정조 |
3 |
3 |
"편안히 고래등 타고 바다를 건너는 듯하고" 긍정적 이미지의 고래 출현 |
왕실, 어문학-문학 |
|
|
|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 속담인용 |
정론, 사법 |
|
|
|
고래처럼 거센 것들을 다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에 ▶ 왜구를 고래에 비유 |
정론, 사법 |
순조 |
1 |
1 |
고래와 도깨비 같은 정상으로 하여금 일월(日月)처럼 밝은 성상의 식감(識鑑)에서 도피하지 못하도록 ▶ 고래를 악의 우두머리로 묘사 |
정론-정론, 사법-탄핵, 사법-행형 |
헌종 |
1 |
1 |
이해 여름·가을 이래로 이양선(異樣船)이 경상·전라·황해·강원·함경 다섯 도의 대양(大洋) 가운데에 출몰하는데, 혹 널리 퍼져서 추적할 수 없었다. 혹 뭍에 내려 물을 긷기도 하고 고래를 잡아 양식으로 삼기도 하는데, 거의 그 수를 셀 수 없이 많았다. ▶ 서양의 포경에 대한 기록 |
외교-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