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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ES, 머야? 이건..., 왜 얘들이 참치를 보존하지??? 본문

지난 세상살이/2010 세상살이

CITES, 머야? 이건..., 왜 얘들이 참치를 보존하지???

sealover 2010. 3. 21. 17:53

CITES (http://cites.org/)는 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Fauna and Flora라는 협약의 준말인데 원래 맨 뒤의 동식물은 Species였는데 동식물로 바뀌었으나 준말은 여전히 CITES이고,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이라고 보통 번역한다.


<CITES 40주년 기념 로고[각주:1]>

이 협약은 아프리카의 코끼리 보호가 발단이 되었는데 국제거래를 제한하면 팔아먹을데가 없기 때문에 잡지 않을거고 그러면 보존이 될거라는 발상에서 만들어졌다. 따라서, 멸종에 대한 위협 요인이 국제거래가 아니라면, 즉 수출안하고 동네 사람들이 잡아먹거나 해버리면 CITES를 통한 보존과 관리는 별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도 된다.

1975년 협약이 발효되었고 미국 워싱턴에서 조인이 되었기 때문에 한때 워싱턴협약이라고도 불렸는데 이제는 CITES라는 이름이 너무 알려져서 그 이름으로는 잘 부르지 않는다. 2010년 3월 현재 가입국이 175개국이며 우리나라는 120번째로 1993년 가입했다. 

이 협약의 중요한 특징은 집행 (Enforcement)이 무척 강력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3년마다 한번씩 총회를 열어서 거래금지할 종의 목록을 새로이 갱신하는데, 총회가 끝난 뒤 야생동물보호법 등 국내법에 즉시 반영이 된다. 우리나라가 국제협약에 가입하더라도 노동관련 협약은 노동계 요구로 국내법에 겨우 반영하지만 잘은 몰라도 장애인, 여성인권 등에 관한 협약은 국내법 반영이 잘 안된다고 알고 있다.

따라서, CITES의 결정 사항은 민감할 수 밖에 없지만 지금까지는 코뿔소 뿔, 호랑이 뼈 등 일부 한약재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에서 수출/입이 거의 없는 종들이 목록에 올라있기 때문에 크게 관심을 끌지 않고 있다. 다만 관상생물들이 거의  대부분 거래금지목록에 올라있기 때문에 관상생물동호회 등에는 그나마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 CITES가 수산생물,  협약의 표현에 의하면 commercially-exploited aquatic species라고 부르는 생물들에 대한 금지목록 작성을 자꾸 추진하고 있는데 대서양참다랑어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참치처럼 어업생물의 등재 (거래금지 목록에 올리는 일)가 일어나면 어업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기 때문에 여간 신경쓰이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CITES는 해양생물에 대한 조항을 담고는 있지만 거의가 육상생물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협약이기 때문에 수산생물에 대한 협약의 전제와 정의는 있지만 집행을 위한 조항, 규정, 조치가 없으며 이제야 논의를 시작한 수준이다. 이 부분은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데 지난 35년간 코끼리, 관상용으로 거래되는 생물 등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는 CITES가 많은 기여를 했지만 수산생물을 다루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모든 일을 새로이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수산생물을 다루는 협약이나 국제공동 체제가 없다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CITES가 이 일을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어업 관련 국제 공동 노력은 이미 충분히 많이 존재한다.

  1. 전반적인 해양에서의 국가간 행동 준칙은 유엔해양법 UNCLOS에서 다룬다. 그런데 하부규정을 자꾸 만들면서 점점 목을 조여오고 있다.
  2. 어업관련 일반 국제행동규정은 FAO에서 만들고 다루고 있다. 상어보존 조치, 불법어업 IUU 금지 조치 등등 수도 없이 많다.
  3. 진짜 어업을 할때 쿼터 할당, 불법어업 감시 등은 지역수산기구 RFMO, Regional Fisheries Management Organization에서하고 있다.
  4. 여기에다 EU 등 선진국에 수산물을 수출하려면 그 나라에서 요구하는 서류도 만만치 않다.

이 상황에서 도저히 개선이라고 볼 수 없는 서류작업을 또 추가하려고 하니, 더구나 새로 돈을 들여서... 맘이 편할리가 없다.

하지만, 이번 CITES 등재 시도의 긍정적인 면도 퍽이나 많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CITES에 비해서 FAO나 지역수산기구의 집행력은 상대적으로 낮다. 잘 안지키는 경우가 많다. CITES가 이미 존재하고 있는 협약을 비난하면서 그들이 다랑어류 보존을 위해서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으니 우리가 하겠다고 나선것이고 이로 인해서 FAO와 지역수산기구가 적극적인 보존 조치를 마련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많은 논란을 일으켰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육상생물의 보존에 많은 기여를 한 CITES가 지난 35주년을 자축하면서 계속 역할을 다하기를 바라며 FAO나 지역수산기구는 보다 적극적으로 수산생물의 보존과 합리적인 이용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물론 여기서 언급한 모든 협약의 가입국인 우리 대한민국도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국격에 알맞은 역할과 기여를 하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참치 같은 수산생물은 철저히 관리하면서 이용하여 저개발 국가의 중요한 수입원으로 이용되어야 하고, 현재 CITES는 수산생물의 관리에는 적절한 협약이 아니며 더 이상의 협약 확대는 예산과 노력의 중복이기 때문에 바르지 않다.

중복에 따른 예산/인력 낭비를 줄이고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 행복한 지구인들이 됩시다.

[2013.11.13] 그림 추가 및 오타 등 수정



  1. http://www.cites.org/I/40/CITES_40_logo_s.png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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