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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2012년 연방정부 공무원 19,200명 감축

sealover 2013. 1. 16. 06:28

점심 시간에 우연히 도서관 사서와 같이 자리를 했다. 별로 대화에 끼일 생각이 없었는데 대화를 들어보니 도서관을 없앤다고 한다. 그래서 책들은 다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니 BC주의 주도가 있는 빅토리아의 연구소로 모두 이관한다고 한다.


그 뒤로 이어지는 대화를 들어보니 이 일로 사서 양반이 짤리게 된다. 우울하신 분과 식사를 하게 돼서 그 분 기분을 맞춰주면서 밥을 마저 먹고서 헤어지고 보니,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해고 통보는 아무리 사전에 통지가 되어도 힘들 수밖에 없다.


얼핏 들은 이야기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캐나다 정부는 2012년에 공무원 19,200명을 줄이기로 했다. ⇒ http://www.huffingtonpost.ca/2012/03/29/public-service-cuts-canada-2012-federal-budget_n_1384184.html. 어디나 공무원은 싫어하나 보다. 댓글도 45,000명은 짤라야 한다는 말이 가장 인기있는 댓글이다. ㅋ


그러고 보니 이번 인력 감축으로 사소하지만 나도 피해(?)를 봤다. 일년 짜리 비자인 터라 연장도 해야하고 다른 비자로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없나 싶어서 상담 창구를 찾았더니 나나이모에 있던 이민국 사무소가 폐쇄가 되었다고 한다. ㅋ ⇒ http://www.cic.gc.ca/english/resources/manuals/bulletins/2012/ob431.asp. 저 내용이 우리나라로 치면 관보인 듯하다. 나나이모 민원인들이 혼란에 빠졌다는 지역 신문의 기사도 있다.


그리고 내가 직접 접한 바로도 이 조치로 나가게 되는 연구원이 꽤 많다. 며칠 전 세미나도 퇴직자가 여기서 여태 어떤 연구를 했나?라는 내용이었고, 내가 같이 있는 팀과 공동연구를 많이 수행했던 연구원도 한 명 나가게 되어서 여기 저기 추천서를 부탁하고 다닌다. 내가 배정 받은 연구실도 퇴직자의 방이다. 쩝...


19,200명이라는 숫자가 전체 공무원의 몇 %인지? 연구원의 감축 비율이 높은지? 등은 알 수 없지만 혹시 여기도 감축 1순위가 연구원들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느건 괜한 동지애일까?


여튼 연구소가 싱숭생숭할 때 도착한 듯하여 기분이 약간 상쾌하지 못하다. 


오후엔 도서관이 어떤가 궁금해서 찾아가 보았다. 점심을 같이 먹고 바로 찾아가니 무척 반갑게 맞아준다. 공간이 넓지 않아서 책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이관을 위해 책을 정리하는 중이라서 그런지 어수선했고 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자료를 찾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 책도 보이고 일본 책도 보인다. 




그리고 우리나라 도서관에서는 잘 찾기 힘든 1800년대의 책도 있다. 



둘러보고 나오는데 정리하면서 버리는 책들을 쌓아 놓았길래 네 권 얻어왔다. 우리나라 편은 1982년에 쓰여졌고, 중간에 짙은 표지의 책은 1969년 작성된 북한 편이다. 읽을 시간이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꽤 훌륭한 기념품이다.


떠나는 사람에게서 받은 선물이라... 기분이 꽤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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