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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바다사자(강치, 가제)는 멸종했을까?

sealover 2020. 3. 16. 16:49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발표하는 적색 목록에 따르면 독도 바다사자(Japanese Sea Lion, Zalophus japonicus)는 멸종했다(Lowry, 2014). 이 자료는 Rice (1998)를 인용하며 1951년 독도에서 50 ~ 60마리가 발견되었고 1974년과 75년에 미확인 발견 보고가 있다고 한다.

Lowry, L. F. (2014). Zalophus japonicus. The IUCN Red List of Threatened Species 2017 [Data set].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https://doi.org/10.2305/IUCN.UK.2017-1.RLTS.T41667A113089431.en

Rice, D. W. (1998). Marine mammals of the world. Systematics and Distribution.

여기서 언급한 미확인 자료의 출처는 동아일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동아일보 1976년 7월 24일 「울릉도 독도에 바다사자」라는 기사와 1976년 7월 31일 「독도 바다사자 번식 확인」이라는 기사는 독도경비대와 울릉도 주민들의 발견 보고와 사진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조사에 참여한 이화여대 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은 주민들의 증언에 대한 신뢰성 여부에 대해 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새끼 사진으로는 종 구분이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주민들의 증언이 정확할 수도 있지만 직접 현장에서 증언을 들었던 조사팀의 의견이 없는 점이 기사의 신뢰성을 의심하게 한다. 하지만 원 자료에 대한 정확한 고증 없이 이 기사 내용이 계속 재생산되어 독도 바다사자에 대한 마지막 발견 보고로 활용되고 있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나라면 그 신문 기사를 마지막 독도 바다사자 발견 보고로 간주하지는 않을 것 같다.

1963년 5월 6일 동아일보에는 「물개 종로서 밤의 산책」이라는 기사가 실려 있다. 기자는 "서울 밤거리에 강치(물개의 일종)가 나타나 한 때 소동을 일으킨 후 창경원 동물원에 임시 수용되었다."라고 요약하고 있다. 이 기사에서는 물개와 강치를 구분하고 있기 때문에 독도 바다사자에 대한 보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지금까지 살펴본 자료들을 추스려 보면 일제가 과도한 포획으로 거의 전멸시킨 독도 바다사자가 50년대까지는 일부 남아있었고, 60년대 초에도 질기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결국 멸종한게 아닌가 추정이 된다.

2005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독도의 슬픈 강치(바다사자) 이야기를 아느냐”며 독도 바다사자 복원을 제안했던 한 국회의원 요청으로 2006년부터 독도 바다사자 복원 가능성을 검토했던 환경부가 2010년 출판한 "멸종위기 해양포유류(기각아목) 복원을 위한 실태조사 및 네트워크 구축" 보고서도 멸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래 본문 발췌.

2008년부터 복원을 언급했던 바다사자(Zalophus japonicus)의 생존 집단의 실체 확인은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았다. 즉 1970년대 후반부터 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던 종의 확인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야생종을 대상으로 한 복원의 개념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 민족이 겪었던 20세기초의 야만적 고통을 독도 바다사자는 우리 인간들보다 더 힘들게 받아냈다. 그 애절함과 아쉬움때문에 독도 바다사자를 다시 보고 싶다는 꿈을 꾸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제는 멸종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그 다음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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