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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하는 흰고래와 큰돌고래는 얼마나 오래살까? 본문
지난 월요일(2020.7.20.)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흰고래 한 마리가 폐사했고(12세로 추정, 수족관에서 8년 사육; 2012.4. - 2020.7.), 이틀 뒤(2020.7.22.)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큰돌고래가 한 마리가 또 폐사했다(18세로 추정, 수족관에서 11년 사육; 2009.10. - 2020.7.).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수족관의 열악한 환경을 걱정하며, 야생 또는 수족관에서 이들이 얼마나 오래 사는지 궁금해 한다.
먼저 수명을 나타내는 용어들을 알아보자. 사람의 수명을 나타내는 말는 평균수명, 기대수명, 건강수명, 최대수명 등이 있는데 보통 태어난 연도를 기준으로 한다.
평균수명은 사망하는 모든 사람의 나이를 평균하여 계산한다. 그러다 보니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죽는 영아 사망률이 높거나 전쟁 등으로 젊은 사람이 많이 죽으면 평균수명이 급격히 떨어진다.
기대수명은 큰 사건, 사고 없이 사람이 평온하게 살아갈 경우 어느 정도 살 것인지 예상한 나이다. 이런 이유로 2018년생의 기대수명은 계산할 수 있지만, 평균수명 계산은 곤란하다. 2018년생의 기대수명이 82.7살이라는 자료(e-나라지표, 기대수명(0세 기대여명) 및 유병기간 제외 기대수명(건강수명))가 최근 공개되었다. 이 기대수명은 의료 환경 개선 등 긍정적 효과들을 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사람도 덩달아 장수의 “기대”를 해도 좋다.
건강수명은 유병기간, 즉 아파서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기간을 제외한 수명으로 2016년생의 경우 기대수명은 82.4살, 건강수명은 64.9살이다. 인생의 마지막 20년 가까이를 병원 침대에서 보낼거라는 이야기다. 최대수명은 말 그대로 특이할 정도로 오래 산 사람들의 수명이다. 120살이 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럼 흰고래와 큰돌고래는 얼마나 오래 살까?
먼저 야생에서의 수명을 알아보자. Kasuya(1997)가 동해에서 1973 - 83년 잡은 큰돌고래 281 마리와 태평양에서 1979 - 80년 잡은 446 마리를 조사했다. 태평양 개체의 최대수명은 암컷 42.5살, 수컷 39.5살이고 동해는 암컷 45.5살, 수컷 43.5살이었다. 연령 분포 그래프로 추정하면 야생에서의 평균수명은 25살에서 최대 30살 정도로 추정된다.
Kasuya, T. (1997). Life history parameters of bottlenose dolphins off Japan. IBI Rep, 7, 71–107.
Brodie 등(1971)이 캐나다에서 1966 - 69년 124 마리의 흰고래를 조사한 결과 야생에서 평균수명은 30살로 추정되었고, 최대수명은 40살이었다.
Brodie, P. F. (1971). A reconsideration of aspects of growth, reproduction, and behavior of the white whale (Delphinapterus leucas), with reference to the Cumberland Sound, Baffin Island, population. Journal of the Fisheries Board of Canada, 28(9), 1309–1318.
Béland 등(1998)이 캐나다의 세인트로렌스만에서 1982 - 86년 사망한 44 마리를 조사한 결과, 최대수명은 60살에 이르지만 야생에서의 평균수명은 25 - 30살 정도로 보여진다.
Béland, P., Vézina, A., & Martineau, D. (1988). Potential for growth of the St. Lawrence (Québec, Canada) beluga whale (Delphinapterus leucas) population based on modelling. ICES Journal of Marine Science, 45(1), 22–32. https://doi.org/10.1093/icesjms/45.1.22
다음은 수족관에서의 수명에 대한 연구다. DeMaster (1988)가 미국 수족관의 큰돌고래 864 마리, 범고래 40 마리, 흰고래 48 마리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이 수족관에 들어온 뒤 각각 14년, 13년, 16년을 사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큰돌고래는 첫 1년만 무사히 넘기면 19년을 사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DeMaster, D. P., & Drevenak, J. K. (1988). Survivorship Patterns in Three Species of Captive Cetaceans. Marine Mammal Science, 4(4), 297–311. https://doi.org/10.1111/j.1748-7692.1988.tb00539.x
Venn-Watson (2015)이 2004 - 2013년 미국 해군에서 사육한 큰돌고래 103마리의 평균수명을 조사한 결과 2004 - 2008년은 30.1살, 2009 - 2013년은 32살, 최대수명은 52살이었다.
Venn-Watson, S. K., Jensen, E. D., Smith, C. R., Xitco, M., & Ridgway, S. H. (2015). Evaluation of annual survival and mortality rates and longevity of bottlenose dolphins (Tursiops truncatus) at the United States Navy Marine Mammal Program from 2004 through 2013. Journal of the 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 246(8), 893–898.
이런 자료들을 보면 이 정도 덩치를 가진 고래들의 수명은 대개 30살 정도이고, 미국 수족관에서는 약 15년 정도를 사는 것 같다. 사육 돌고래들의 수명은 사육 환경과 관리 노하우 등 여러가지 변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우리나라의 사육 돌고래 수명이 그리 길지는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