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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한 미국인은 고래를 잡으러 온 포경선원.. 본문

고래(Whales)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한 미국인은 고래를 잡으러 온 포경선원..

sealover 2009. 11. 18. 10:05

우리나라에 미국인이 온 사실로 기록이 남아있는 최초의 사건은 국왕의 일기 형식으로 작성된 국정 기록인 “일성록”에 경상감사가 보고한 내용이 있다.

 

이에 따르면 철종 4년 (양력 1853년 1월 6일)에 외국배가 부산의 용당포에 와서 며칠을 머물다 간 사건이 있음을 보고하고 있는데[각주:1], 동래부사 유석환이 이 배에 올라가서 국적 등을 물었으나, 자신을 손으로 가리키며 “며리계 (旀里界) 운운 (云云)”하더라고 하며, 도무지 어디서 온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고 적고 있다.

 

따라서 이 사실만으로는 정확하게 그들이 미국인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 배에 난파당했다가 구조 당한 일본인[각주:2]이 있었으며, 그들에 대한 일본의 기록으로 그 배가 미국 포경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일을 미국과의 최초의 접촉으로 볼 수 있다.

 

여기까지는 우리나라의 기록이고,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이야기하면... 우리나라 포경역사를 연구하셨던 고 박구병 교수가 미국 포경선들의 항해일지를 복사해서 그 항해 일정, 경로와 고래 포획 상황 등을 연구하던 중 위의 사건을 기록한 일지를 발견했다[각주:3]

 

그 당시 부산에 왔던 배는 미국 포경선 싸우스 아메리카 (South America)로 당시로서는 대형인 616톤의 선박이었다. 한국측 자료에는 없지만 항해일지를 보면 부산에 내려서 사냥도 했던 것으로 기록이 되어있다.

 

여기서 재미있게 생각한 것은 일성록에 기록된 이양선의 선원들이 자기들을 가리키며 “며리계” 운운하더라는 부분인데, 포경선원들은 틀림없이 자기들을 가리키며 “America"라고 했을테니, 우리 선조들이 처음에 ”A“가 약하게 발음되니까 잘 듣지 못하고, 뒤에 연이어 나오는 ”메리커“도 ”메“에 강세가 있다보니까 ”커“를 약한 소리로 처리하여 한자로 ”며리계“라고 쓴 것으로 추측이 되는데, ”며“에 강세를 두고 읽어보면 사뭇 비슷하다. 

 

으-ㅁ메‘뤼커---->며리계?? 며리계, 며리계 ???.....

 

그 옛날 선조들의 호기심 어린 눈동자, 당황한 표정, 말도 글도 안 통하는 오랑캐들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을 상상하며 "America"를 읽어보면 그 표정이 떠오르는 것 같아서 재밌기도 하고,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0^* 심심할 때 동래부사 유석환의 표정을 상상하면서 "며리계"를 한번 발음 해 보시길...


  1. 규장각 주소 링크 ;  http://e-kyujanggak.snu.ac.kr/home/index.do?idx=06&siteCd=KYU&topMenuId=206&targetId=379&gotourl=http://e-kyujanggak.snu.ac.kr/home/YDG/ILS_CONTVIEW.jsp?ptype=class^subtype=ils^lclass=year^mclass=1800^year=1853^num=^kingname=%EC%B2%A0%EC%A2%85^month=1^day=6 [본문으로]
  2. Nakahama Manjiro로 추정이 되는데 자료를 더 찾아봐야 겠네요. ★★ [2014.9.16. 추가]★★ Nakahama Manjiro의 기록을 찾아보니 이 사람은 이 때 일본에 있었다. 일본인 이야기는 오류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본문으로]
  3. 가능하다면 미국의 포경선 일지 자료를 찾아서 원문을 보고싶다. 박구병 교수님이 돌아가시면서 거의 모든 자료가 없어져 버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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