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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자!

[독후감]미움받을 용기(2013/2014)

sealover 2019. 3. 11. 00:53

마음에 드는 책이다.

사실 자기 계발서는 잘 읽지 않는다. 대부분 좋은 말이 쓰여져 있다.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고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책의 효용이 무척 달라지기도 한다. 대중 가요의 사랑 노래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오늘의 운세란에 적혀있는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유달리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아들러 심리학?, 아들러의 주장이 평소에 내가 살아오면서 이렇게 저렇게 느끼고 고민하면서 실천하려고 했던 것들을 정리해서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 책 읽는 내내 편안했고 나랑 잘 맞다고 느꼈다.

직장생활을 3년 정도 하고 나서 무척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생활을 하고자 했지만(이 책에 따르면 인정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ㅋ), 인간관계가 무척 힘들었다.

좀 일찍 출근해서 청소하고, 처리하는 업무량도 더 많았고, 꽤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고마워하지 않는 일부 동료들과 사소한 일로 트집잡는 상사들이 늘 불만이었다. 그러다가 나이가 나보다 많고 늦게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직원(여전히 동료라고 표현하기 싫다.)과 크게 갈등이 있었다. 그는 이기적이고 착취적인 인간 관계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결론에 다다르자 크게 분노했고, 험악한 언어 소통과 뒤이은 격렬한 물리적 의사 표현을 교환하면서 관계가 마무리가 되었다.

그 일이 있은 후에 고민이 깊어졌다. 나는 조직 내에서 문제를 일으킨 직원으로 평가를 받게 되었다. 직장에서 일어난 사건 당사자들 모두의 입장을 고려하고 진위를 판단하기 위해 쓸 만큼 충분한 에너지와 이유를 가진 사람은 없게 마련이다. 중립 의견도 당연히 드물다. 

왜 나는 분노했는가? 전적으로 그가 나의 분노 유발자이고 세상의 암, 독, 쓰레기라고 느꼈다. 모든게 그의 탓이었다. 하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그에게 보상이나 칭찬을 바랬던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어느 누구도 암, 독, 쓰레기에게 그런걸 기대하지는 않는다. 난 깨끗한 사무실이 편안하고 하나의 일이 마무리될 때 느끼는 성취감이 좋았던거다.

그 후로 그나마 마음이 편해졌다. 여전히 분노할 일이 있었지만 나의 상대는 바뀌지 않는다고 혹은 거의 바뀔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바뀐 생각의 틀을 내게 적용하려고 애썼고 점차 나아졌다. 나의 평안을 위해서 나는 살아가고 있는거다[각주:1].

가끔 이 이야기를 직장 후배들에게도 한다. 맘 편하게 직장 생활하라고 들려주는 이야기인데, 깔끔하고 명확하게 교훈까지 전달하기는 참 어려운데, 이 책이 잘 정리를 해 준다. 

나와 타인의 과제(입장)를 잘 분리해서 자유를 찾고, 지금과 여기에 집증하고, 자기가 선택한 공동체와 그 구성원에게 도움을 주면서 본인 인생의 의미를 찾고 평안과 행복을 찾으시오.   

그림출처: https://cdn.pixabay.com/photo/2017/11/12/22/50/human-2944065_960_720.jpg

지금 생각해 보면 어려웠던 그 시기에 나에게 공감해주고 다독여주던 동료와 상사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잘 표현하지 못했는데 그게 아쉽다. 그 때 그 분들과의 관계를 더 잘 맺어 갔으면 블만이 훨씬 적었을텐데... 하지만 그 분들은 여전히 좋은 감정으로 연락하고 지낸다. 이 책에 따르면 그 분들에겐 내가 공헌할 거리가 더 많을터이다. 몹시, 더욱 찾아야겠다.

가족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희생 또는 그 비슷한 걸 내가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많이 느끼면서 살아왔는데, 아내가 가족에게 한 모든 일을 왜 더 무겁게 느끼지 않았는지? 내 아이들의 존재 자체가 내게 주었던 행복을 왜 쉽게 잊었는지? 왜 내가 한 얄팍한 일만 크게 느끼는지?

이제는 이 책을 읽기 전 보다는 더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프로이트와 융을 모르고 아들러도 이 책을 통해서 안게 전부지만, 어렴풋이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세상으로 끄집어 내었고, 그것의 영향을 과학적 방법으로 평가? 정량화?하는 방법을 만든 사람이 융이라는 것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무의식에 자리한 트라우마를 샅샅이 찾아내서 밝혀내면 누구나 고통이 해소되고 밝은 삶이 펼쳐질까(내가 생각하는 프로이트의 방식)? 물론 과거의 상처는 잊어버리고 현재에 집중하라는 아들러의 이야기도 모두가 수긍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일 터이다. 하지만 나는 과거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더 동의하기 어려웠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뭔가가 더 필요해 보였다.

개인마다 타고난 생물학적 자산(대부분이 뇌의 특성에 관련되어 있겠지만...)과 과거의 상처 또는 양육 환경에 따라 행복해지기 위한 처방에 필요한 프로이트/아들러 방법의 황금 비율이 있을터이다. 물론 나는 아들러의 이야기가 더 솔깃하다.

인간관계가 힘들다고 느껴질 때,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1. 당연한 이야기지만 책에서 말하는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다. 저자도 일단 바뀌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으로 시작을 하고 계속 노력하라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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