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바닷가에서 놀기 (303)
바닷가에서 놀자!!
가끔 제목과 같은 질문을 받을때면 답변이 궁색해서 나 자신이 옹색하게 느껴진다. 이 때마다 나무를 자주 예로 든다. 육지에 있는 나무는 극단적인 경우 다 헤아릴 수 있지만, 물 속에 있는 고래는 그렇게 하기 힘들다고... 물론 진짜로 나무를 일일이 다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위성 사진, 식생 조사결과 등을 통해서 비교적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다. 나무 숫자에 대한 자료가 있는지 검색해 보았다. 산림과학원에서 2009년 발표한 「우리나라 나무 80억 그루…소나무가 26%」라는 기사도 있고, 네이처 논문을 인용한 「전세계 나무 수는 ‘3조 그루’…그동안 추정보다 8배 많아」라는 기사가 눈에 띤다. 나무는 연구 결과가 많아서 전 세계 각지에서 연구된 자료 수집의 지루함을 견뎌낼 수 있는 열정과 통계학적..
건강을 위해 내가 직접 하는 유일한 투자가 매일 아침 하는 수영이다. 집사람이 챙겨 주는 영양제도 몇 가지 있는데 주는대로 잘 먹는다. 건강보다는 다른 이유가 더 크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 때문에 지난 2월부터 수영장에 못 가게 되었다. 며칠 쉬다가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달리기는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하지만, 수영에 비하면 너무 힘들어서 멀리하던 운동이었는데 별 도리가 없었다. 절대 무리하게 달리지는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처음 일주일은 달릴 때마다 숨이 차서 죽을 것만 같았다. 호흡에 약간 여유가 생긴 후에 내가 어떤 자세로 달리고 있나?하는 의문이 생겨서 바른 자세로 달리는 법에 대한 자료를 이것저것 찾아 보았다. 자료를 먼저 찾아본 후에 달리는게 현명한 방법일텐데... ㅋ 제일 먼..
생물 한 개체 또는 그 생물이 속한 집단의 생태, 행동 등을 연구할 때 각각의 개체를 구분해서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면 무척 다양하고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다.예를 들면 철새들의 발가락에 누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고리를 달거나 인공위성으로 위치 추적이 가능한 장치를 부착하면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동하는 경로를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다.이렇게 연구대상이 되는 동물 개체를 식별하기 위해서 인공적인 표지를 부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동물이 가지고 있는 상처나 특이한 무늬 때문에 인공적인 표식 없이도 쉽게 개체를 식별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이를 자연 표지(Natural Marker)라고 한다.잘 알려진 자연 표지로는 범고래나 돌고래의 등지느러미 모양이나 상처 등으로 생긴 흔적, 얼룩말과 물범의 뺨..
고래도 코로나에 감염될까? 누가 이런 질문을 던지길래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제가 바이러스 등에 대한 전문 지식은 없고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알게된 사실들을 엮어서 글을 작성했기 때문에 오류가 있으면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올린 그림들이 저작권을 침해했을까요? 아니길 빕니다.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고래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겠지만, 그 확률이 너무 낮아서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이 그런 일을 목격하기는 거의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먼저 코로나19의 범세계적 확산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번 짚어 보겠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기 바랍니다. [그림 출처] Shereen, M. A., Khan, S., Kazmi, A., Bashir, N., & Siddique, R. (2020). COVID-..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발표하는 적색 목록에 따르면 독도 바다사자(Japanese Sea Lion, Zalophus japonicus)는 멸종했다(Lowry, 2014). 이 자료는 Rice (1998)를 인용하며 1951년 독도에서 50 ~ 60마리가 발견되었고 1974년과 75년에 미확인 발견 보고가 있다고 한다. Lowry, L. F. (2014). Zalophus japonicus. The IUCN Red List of Threatened Species 2017 [Data set].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https://doi.org/10.2305/IUCN.UK.2017-1.RLTS.T41667A113089431.en Rice,..
고등학교 1학년 때 일이다. 그 시절에는 교련이라는 과목의 수업이 있었다. 수업 내용은 기초 군사 훈련이다. 교실에서는 기초 군사학을 배우고 운동장에 나가서 제식 훈련과 총검술을 익혔다. 또다시 6.25같은 큰 전쟁이 나서 고등학생들까지 전선에 투입될 경우, 최소한 총알받이는 면하게 해 주자는 취지의 과목이다. 전쟁준비라고 말해도 큰 차이는 없을테지만... 이 동영상을 보면 어느 정도 상상이 간다. 대한뉴스 제 1087호-교련 종합실기대회. 이제 갓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에게 나란히 줄을 맞춰 같은 동작으로 움직이는 제식 훈련은 무척 생소하고 어렵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1년에 한 번 군인들이 이 훈련의 성과를 직접 평가하고, 만일 불합격이 될 경우 합격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게 큰 ..
「동해의 또 다른 이름 경해(鯨海), 지금은 어떤 고래 살까」라는 신문 기사는 동해에 많았던 긴수염고래, 귀신고래, 참고래, 혹등고래를 이제는 더 이상 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는 이 고래들이 다시 동해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이들을 다시 불러오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이야기에 앞서 알아야 할 게 좀 있다. 근대화 이전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형태를 농사를 지으며 한 곳에 머무는 정착민과 가축의 먹이를 따라 이동하는 유목민,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사람과 동물이 살아가는 방법은 비슷하기 마련이라 다른 동물들도 정착형과 이동형(또는 회유형)으로 나눠진다. 물론 정착과 이동의 범위와 정도가 다양할뿐만 아니라 두 가지가 어느 정도 다른 비율로 섞여..
예전에 읽고 "일본인이 보여주는 이중성은 윗 사람의 명령에 대한 맹목적 복종 때문이다." 정도로 책의 내용이 기억에 남아 있었다. 책 제목도 그래서 국화와 칼을 대비시켰다고 생각했다. 옮긴이가 이런 나의 기억이 이 책에 대한 오독이라고 콕 찍어서 이야기하고 있다. ㅋ 새로 읽었으니 느낌을 다시 써야죠... ㅎㅎ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역시 목차만한 게 없다. 제1장 연구과제: 일본 제2장 전쟁 중의 일본인 제3장 각자 알맞은 자리를 취하기 제4장 메이지유신 제5장 과거와 세켄에 빚진 채무자들 제6장 의 온가에시 제7장 제8장 오명 씻어내기 제9장 닌죠의 세계 제10장 덕의 딜레마 제11장 자기 훈련 제12장 어린아이는 배운다 제13장 패전 후의 일본인 저자는 일본인의 특징을 이렇게 요약한다. 자기에..
이 책의 핵심 중 하나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뇌의 역량 한계를 잘 파악하고, 아웃소싱으로 문제를 해결하라."이다. 인류가 도구라는 아웃소싱을 통해 개인의 이동거리(교통 수단), 운반하는 화물의 양(화물 운반선), 수학 계산 속도(컴퓨터), 눈으로 볼 수 있는 크기(현미경)와 거리의 한계(망원경) 등등에서 막대한 역량 확대를 이루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성취는 인간의 신체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알맞은 방법을 찾아서 도구를 제작하여 이룬 성과들이다. 그래서 저자는 뇌에 대해서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다 또는 하자고 이야기 하고 있다. 뇌가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은 한계가 있으며, 한번에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길지 않다. 흔히 이야기하는 멀티 태스킹은 뇌의 구조상 불가..
중국의 문헌에서 동해를 고래가 많다는 의미에서 경해(鯨海)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이기석, 1998). 반구대 암각화를 보더라도 예전부터 동해에 고래가 많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이기석, 1998. 동해 지리명칭의 역사와 국제적 표준화를 위한 방안 대한지리학회지 33, 541–556. 이 고래들이 다 어떻게 사라졌을까?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Scarff (2001)라는 학자에 따르면 동해를 포함한 북태평양 전체에서 1839-1909년 사이에 약 26,500 - 37,000 마리의 북방긴수염고래(Nothern right whale, Eubalaena japonicus, 이하 긴수염고래)가 죽었는데, 약 80%인 21,000 - 30,000 마리가 1840 - 49년의 10년간 잡혔..